[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하야]
폭발적 민주화 시위 18일만에 “혁명성공”
1백만명 삼색기 흔들며 “우리가 해냈다”
폭발적 민주화 시위 18일만에 “혁명성공”
1백만명 삼색기 흔들며 “우리가 해냈다”
들끓는 군중 ‘뜨거운 광장’
“이집트는 자유를 얻었다! 이집트는 자유를 얻었다!”
6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겼다던 호스니 무바라크(83) 이집트 대통령의 30년 철권통치가 18일만에 힘없이 무너졌다. 무바라크의 하야를 발표하는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의 대국민 텔레비전 연설은 딱 30초 걸렸다. 11일(현지시각) 땅거미가 내려앉은 광장은 순식간에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해방) 광장은 말 그대로 ‘해방의 공간’이 됐다. 현장에서 생중계하는 <시엔엔>(CNN) 앵커의 목소리는 군중의 환호와 자동차 경적 소리에 분간하기 어려웠다. 백만명의 이집트인들은 삼색 국기를 흔들며, 독재자를 끌어내린 ‘코샤리 혁명’의 성공을 축하했다.
기기 이브라힘은 <비비시>(BBC) 방송에 “우리가 해냈다. 믿을 수 없다. 독재자 무바라크가 사라졌다. 이집트인들은 영원히 자유로울 것이다. 우리는 자랑스럽다. 모두가 행복하다”고 말했다. 아라비즈란 이름의 네티즌은 트위터에 “이걸 믿을 수가 없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사흘 전 식어가던 시위 열기를 다시 불지핀 고님 구글 중동·북아프리카 마케팅 책임자는 트위터에 “진짜 영웅은 타흐리르 광장과 이집트 곳곳에 있는 여러분”이라고 썼다.
<비비시>는 “시위대들이 기다려왔던 순간”이라고 무바라크의 하야 순간을 전했다. 아이만 모헬딘 <알자지라> 통신원은 “꿈이 현실이 됐다”는 이집트인들의 환호를 전했다. 이집트에 앞서 독재자를 몰아낸 튀니지 시민들도 길거리에 나와 이웃 나라의 민주 혁명을 축하했다.
이날 무바라크의 하야 전 타흐리르 광장의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광장은 전날부터 기대에서 환호로, 다시 분노에서 반발과 배신감으로 오락가락했다. 이날 낮 군부가 무바라크 대통령의 점진적 권력 이양 방식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시위대는 전날 즉각 퇴진을 거부한 무바라크에 대한 분노와 믿었던 군부에 대한 새로운 실망감 등으로 복잡한 분위기에 빠졌다. 한 시민은 “군대가 우리를 실망시켰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대통령궁에 모여든 시민들은 철조망 맞은편에서 궁을 지키는 군대와 대치하기도 했다.
무바라크의 퇴진을 바라는 뜻에서 ‘하야의 금요일’이란 이름이 붙은 이날은 실제, 무바라크의 하야로 이어졌다. 시위 지도자들은 2천만명의 시위 참여를 요청한 가운데 외신들은 최소한 전국에서 100만명 이상이 거리로 나섰다고 보도했다. 알렉산드리아, 마할라, 탄타, 수에즈, 이스마일리아 등 이집트 곳곳에서 많게는 수십만명이 길거리로 나와 무바라크 퇴진을 외쳤다. 그리고 결국 시민의 힘으로 독재를 종식시켰다.
전날 타흐리르 광장의 이집트 시민들은 희소식을 기다렸지만, 무바라크는 오는 9월까지 임기를 마치겠다는 뜻을 밝혀 시민들을 분노에 빠뜨렸다. 분노가 또다시 환희로 바뀌는 데 24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 사이 군부의 시위대 귀가 요구, 무바라크 ‘지지’ 소식이 전해지면서 광장은 한때 종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이날 오후 무바라크가 시위대가 에워싼 대통령궁을 떠나 시나이 반도의 휴양 도시로 떠났다는 소식에, 뭔가 새로운 소식이 날아오는 게 아니냐는 말이 돌았다. 시민들의 “떠나라, 떠나라!”는 요구와 외침에, 독재자 무바라크는 결국 무릎을 꿇고 대통령궁을 떠났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세입자엔 ‘빚내서 전세금 올려줘라’…부자에겐 ‘이 기회에 집 많이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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