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요원, 테러조직에 잠입
‘미 테러’ 자원 뒤 최신폭탄 빼내
알카에다 수뇌부 사살도 ‘도움’
‘미 테러’ 자원 뒤 최신폭탄 빼내
알카에다 수뇌부 사살도 ‘도움’
미국을 증오한다는 한 사나이가 알카에다에 들어간다. 갖은 노력 끝에 조직 수뇌부의 신뢰를 얻은 그는 미국 항공기를 노린 폭탄테러에 자원한다. 조직은 그에게 여성 속옷 안에 설치하는 일명 ‘속옷 폭탄’을 지급한다. 금속물질 없이 속옷에 맞춰 꿰매기 때문에 적발이 힘들다고 알려져 있는 최신형 폭탄이었다.
그러나 이는 함정이었다. 사나이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지원을 받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비밀요원이었다. 예멘을 빠져나온 요원은 미국과 사우디의 정보기관에 테러에 쓰일 예정이었던 폭탄과 조직의 최신 정보를 넘기고, 미국은 이 정보를 토대로 무인공격기 드론을 투입해 알카에다 수뇌부를 사살한다.
첩보영화에나 나올 법한 상황이 실제 현실에서 벌어졌다. <뉴욕 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8일 미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달 미 중앙정보국이 적발한 알카에다 예멘지부의 미 항공기 폭파 테러 미수 사건은 사실 알카에다에 잠입한 사우디 비밀요원의 작품이었다고 보도했다. 이런 정황이 전해지지 않은 채 7일 테러 적발 사실만 알려지자, 세계 언론들은 이번 테러에 사용될 뻔한 폭탄이 공항의 안전검색에 걸리지 않는 최신형임을 강조하며, 미 정보기관이 이번 테러를 사전에 차단한 배경에 대해 관심을 집중했었다. 미국 정부는 또 2000년 예멘에서 벌어진 미 구축함 폭파 사건의 용의자로 수배됐던 알카에다의 주요 간부이자 폭탄 전문가인 파흐드 무함마드 아흐메드 알쿠소를 드론의 폭격으로 6일 제거한 것도 이 요원의 정보를 바탕으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 요원과 관련돼 알려진 정보는 미 중앙정보국의 요원이 아닌 사우디의 요원이며 현재 사우디에 안전하게 머무르고 있다는 것뿐이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그와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이번 사건을 몇주 동안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속옷 폭탄’은 1주일 전 버지니아주 콴티코에 있는 미 연방수사국(FBI)에 보내져 전문가들의 감식을 받고 있다. 백악관 대테러담당 보좌관 존 브레넌은 미국 <에이비시>(ABC) 방송에 출현해 “우리는 이 폭발물을 관리하고 있으며, 이것이 앞으로 미국 시민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을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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