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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시리아군 심장부 뚫려…아사드 정권 ‘치명적 국면’ 치닫나

등록 2012-07-18 19:05수정 2012-07-18 21:08

반정부군, 다마스쿠스 진입 나서자
수도방위 위해 골란고원 병력 빼내
조바심에 주민 밀집지역까지 ‘포격’

이스라엘쪽 “시리아군 절망적 상황”
“정부군 통제력 여전” 장기전 전망도
18일 다우드 라지하 시리아 국방장관의 목숨을 앗아간 폭탄 테러는 안팎의 적들에 둘러싸인 바샤르 아사드 정권의 위태로운 처지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시리아 반정부군은 벌써 나흘째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정부군을 상대로 치열한 공세를 이어가는 중이고, 미국 등은 유엔(UN)을 등에 업고 시리아에 대한 강화된 제재 결의안을 추진하는 등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16개월 동안 1만70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시리아 사태가 분수령에 놓였다.

사면초가 상태에 놓인 시리아의 조바심을 가장 민감하게 포착해 낸 곳은 골란고원을 사이에 두고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숙적 이스라엘이었다.

아비브 코하비 이스라엘군 정보국장(소장)은 지난 17일 이스라엘 국회(크네세트) 외교·국방위원회에서 현재 시리아 정세에 대해 “시리아군이 매우 잔인하게 행동하고 있다. 이는 (아사드 정권을 둘러싼) 상황이 매우 절망적임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크세네트 대변인에 의해 짧게 전달돼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 진행중인 시리아 사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등이 지적했다. 그는 이날 “아사드 정권의 다마스쿠스에 대한 장악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고, “아사드가 그의 병력을 골란고원에서 반군과 무력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지역으로 이동했다”고도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도 코하비 국장의 발언을 인용해 시리아의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정부군의 포격이 인구가 밀집된 지역을 향하고 있는데, 이는 지금 사태를 진정시킬 만한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과 네번에 걸친 전쟁을 경험한 시리아에 ‘골란고원’은 국가 안보의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시리아는 1967년 6월 3차 중동전쟁 때 골란고원을 빼앗긴 뒤 이 지역 탈환을 국가의 숙원으로 여겨왔고, 이를 명분으로 1963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장기 계엄령과 지난 2월 헌법 개정으로 종식된 바트당의 일당 독재를 정당화해왔다. 그런 골란고원에서 병력을 뺀다는 것은 그만큼 아사드 정권을 둘러싼 군사적 상황이 나빠졌음을 뜻하는 것이다. 이번 다마스쿠스 공격을 이끌고 있는 시리아 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의 한 활동가는 “아사드도 다마스쿠스가 떨어진다면 (트리폴리를 빼앗긴) 리비아의 카다피와 같은 처지에 놓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때문에 정부군은 수도에 헬기와 탱크 등 중무장 병기를 동원해 거주 지역에 대한 포격도 서슴지 않는 치열한 진압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정부군이 홈스와 하마에서처럼 반군에 장악된 도시를 고립시킨 뒤 탄약을 모두 소비하게 하고 포격을 앞세운 무자비한 공격을 퍼붓는 작전을 쓰고 있지만 이는 수도에서 사용하긴 부담이 큰 작전이라고 지적했다. 현지인들이 유튜브 등에 올린 동영상을 보면, 17일 정부군의 포격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거주 지역의 모습과 북부 카분 지역에 배치된 탱크와 헬리콥터, 남부 미단 지역에서 진행된 교전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18일 아사드 정권의 심장부이자 다마스쿠스에서 가장 경비가 삼엄한 라우다 지구 내 국가안보국 건물까지 테러의 표적이 되는 등 시리아에서 더이상 반군의 공격에 안전한 곳이 없음이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공격에도 불구하고 당장 아사드 정권이 붕괴하진 않을 것이란 신중론이 우세한 편이다. 영국 <가디언>은 “시리아 사태가 발생한 뒤 수도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지만 정부군이 통제권을 상실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경무장 상태인 반군과 달리 정부군은 탱크와 헬기 등으로 중무장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코하비 국장도 “아사드 정권이 몰락할 것임은 분명하지만, 두달이 걸릴지 두해가 걸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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