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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국교단절 33년 만에…이집트 대통령, 이란 방문

등록 2012-08-19 20:00

30일 개최 ‘비동맹회의’ 참석…정상회담은 불투명
이란 공습 앞둔 이스라엘과 마찰 일으킬지 촉각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임박설이 나오는 가운데,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하기로 해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이집트 정상이 이란을 방문한 것은 1979년 두 나라의 국교가 단절된 지 30여년 만이다.

이집트 관영언론 <메나>(MENA)는 18일 익명의 대통령궁 관계자의 말을 따 무르시 대통령이 오는 30~31일 열리는 제16회 ‘비동맹회의’ 참석을 위해 이란 테헤란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이집트 매체들은 무르시 대통령이 이스라엘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피해기 위해 마흐무드 메키 부통령을 대리 참석시킬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이집트 대통령궁이 이 보도의 진위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방문에서 이집트는 비동맹회의 의장국 자리를 이란에 물려줄 예정이다. 냉전 시절인 1961년 만들어진 비동맹회의에는 현재 120여개 회원국과 12개 참관국이 참여하고 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방문 기간 중 정상회담이 열릴지는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이집트는 중동권에서 가장 많은 인구(7800만명)를 가진 강국으로, 1970년대 후반까지 이스라엘과 네 차례에 걸친 중동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중동에서 이집트 정상의 이란 방문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1979년 이란 혁명과 이집트와 이란 사이에 체결된 평화협정인 캠프데이비드 협정 이후 두 나라는 냉담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란에게 이집트는 주변 아랍국을 배신하고 혼자서만 평화협정을 맺은 ‘배신자’였고, 이집트에게 이란은 핵 개발을 일삼으며 지역 평화를 뒤흔드는 ‘불량배’였다. 이집트가 얼마나 싫었던지 이란은 지난 1981년 10월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이 암살당하자, 테헤란에 암살자의 이름을 딴 도로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6월 말 이집트의 첫 무슬림 대통령인 무르시가 취임한 뒤, 이집트가 기존의 친미노선에서 벗어나 이란과 관계를 개선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 잇따랐다. <에이피>(AP) 통신은 전임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시절에도 경제계에서는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외교와 정보 라인에서 이를 억눌렀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일간 <아흐람>은 이집트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두 나라 사이에 가자 지구 봉쇄, 시나이 반도 안정, 시리아 사태 처리 등 논의할 사항은 많지만, 본격적인 관계 개선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이집트는 매년 미국으로부터 13억달러에 이르는 군사원조를 받고 있어, 이란 핵무기 개발 의혹에 노심초사하는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한다. 그러나 이집트 언론들은 이번 조처를 “이집트가 지역 정치 문제에 재등장한” 중요한 사건으로 해석하고 있다. <아흐람>은 정기항로 개설, 문화 교류 등 낮은 단계의 조처들이 시도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이번 방문 소식을 사실 관계 위주로 짧게 보도하고 있고, 이스라엘 정부의 논평도 나오지 않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0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 회의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무리 좋은 의도라고 해도 거기 가는 것은 큰 실수”라며 강하게 항의한 바 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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