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군 “안보 도발 참지 않겠다”
군 기지에 보복 타격 20명 사상
시리아, 공격받은 뒤 잘못 불구
터키의회는 추가 군사조처 승인
군 기지에 보복 타격 20명 사상
시리아, 공격받은 뒤 잘못 불구
터키의회는 추가 군사조처 승인
지난 3일 터키 남동부의 국경마을 악차칼레로 시리아 정부군이 쏜 것으로 추정되는 포탄이 날아들었다. 이 폭격으로 어머니와 세 아이를 포함한 일가족 다섯명이 숨졌고 여덟명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터키의 국영 통신 <아나톨리아>는 “이 가운데 두명은 부상이 깊어 위독하다”고 전했다.
느닷없는 포격에 흥분한 터키 정부는 이튿날 새벽 3시께 즉각 보복에 나섰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포격이 이뤄진 곳을 레이더로 추적해 보복했다”며 “우리나라의 안보를 위협하는 시리아 정권의 도발을 참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외신들은 터키군의 포격이 이날 내내 이어져 시리아 국경마을 탈 아브야드 근처의 군기지에서 병사 5명 이상이 숨지고 최소 15명이 다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터키 의회는 시리아에 대한 추가적인 군사적 조처를 승인해 달라는 정부안을 찬성 286표, 반대 92표로 가결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이번 사건으로 안 그래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두 나라의 관계가 더한층 냉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랜 기간 중동지역의 전통적 라이벌이었던 터키와 시리아는 2003년 에르도안 총리 취임 이후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시리아 사태가 시작된 뒤 모든 것이 변했다.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정권이 민중 시위를 유혈진압하자 터키는 노골적으로 시리아 반군들에 대한 지원을 이어왔다. 터키는 최근 시리아 국내로 거점을 옮긴 것으로 알려진 시리아 최대 반군 세력인 자유시리아군(FSA)의 최대 지원자를 자임하고 있고, 미국 등 서구 정보기관에 자국 영토 안에 기지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6월22일 시리아군의 방공망에 걸려 터키군의 F-4 전투기가 격추됐을 때는 터키 정부가 보복을 삼간 채 평정심을 유지했지만, 이번 사태에서 보듯 터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른 듯 보인다.
이런 점들을 생각해 보면, 이번 참사가 왜 악차칼레에서 발생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악차칼레는 885㎞에 이르는 기나긴 터키-시리아 국경에서도 지난달 반군의 수중에 떨어진 탈 아브야드 검문소와 맞닿은 요충지로 꼽힌다. 시리아 정부군이 죄없는 터키인 일가족을 살육하려 하진 않았겠지만, 터키로부터 이어지는 반군의 보급로를 끊으려 했을 수는 있다. 실제 <아에프페>(AFP) 통신은 “시리아 정부군의 포격이 터키 국경을 넘은 것은 세번째지만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두 나라가 전면전을 벌이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내전으로 황폐해진 시리아가 전쟁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 실제 베시르 아탈라이 터키 부총리는 이날 오후 “시리아 정부가 자신이 벌인 일에 대해 사과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옴란 조아비 시리아 공보장관도 “관련 당국이 이번 공격의 발단을 조사하고 있다”고 꼬리를 내린 바 있다.
그에 따라 이번 사태는 봉합 국면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도 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시리아를 비난하는 성명을 내는 데 그쳤다. <뉴욕 타임스>는 터키 의회가 시리아에 대한 추가 조처를 승인했지만, 터키는 시리아 사태를 지역갈등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지적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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