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의 교외에 자리 잡은 신도시 마스다르시에 전기를 공급하는 10만㎿ 규모 태양광 발전소의 모습. 마스다르시는 이 시설을 10배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신도시 마스다르 2015년 태양열·풍력발전 자족도시 조성
2020년엔 전체 에너지 수요 7% 재생에너지로 충당 계획
2020년엔 전체 에너지 수요 7% 재생에너지로 충당 계획
“경제에서 석유 부문의 비중을 줄여 나가는 게 우리의 가장 큰 전략적 고민이지요.”
아라비아 반도의 끝 부분에 자리한 ‘석유 부국’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셰이카 루브나 카시미 대외무역부 장관은 현재 이 나라가 떠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을 한 문장으로 잘라 설명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은 세계에서 4번째 원유 수출국이자 5번째 천연가스 매장량을 자랑하는 부국이지만, 이들의 관심은 화석 연료가 고갈된 이후에 집중돼 있었다. 지난달 27일부터 사흘 동안 수도 아부다비에서 건국 41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외신 초청 기념행사에서도 주요 테마는 석유 산업이 아닌 재생 가능 에너지 개발 사업이었다.
재생 가능 에너지 개발에 대한 이 나라의 집착을 상징하는 것이 수도 아부다비에서 동쪽으로 17km 떨어진 신도시 마스다르시 개발 계획이다. 이 사업은 화석 연료 없이 오직 태양열과 풍력 발전 같은 재생 에너지만으로 기능하는 자족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 아래 2006년 시작된 프로젝트다. 27일 찾은 도시는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었지만, 마스다르 공대 등 일부 연구 시설은 이미 가동을 시작한 상태였다. 개발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이 도시는 2015년께 약 4만5천명 정도의 인구를 거느린 재생 가능 에너지 산업의 세계적인 허브로 기능할 전망이다. 도시 내에선 화석 연료를 배제한다는 철학에 따라 자동차의 진입이 안 돼 전기차가 정해진 코스를 돌며 사람들을 나르고 있다.
그렇다면 이 도시의 에너지는 어떻게 공급할까. 아부다비 공항과 살을 맞댄 도시 주변의 터(22만2000㎡)에는 현재 10만㎿ 규모의 태양광 발전 패널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현지에 있는 독일출신 기술자 시몬 브라우니거는 “현재 도시가 소비하는 전기량보다 이 발전소의 생산량이 더 많다. 도시 완공 때까지 시설을 10배 정도 늘려 100만㎿ 규모의 발전 시설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도시 주변에는 20만㎿ 규모의 풍력 발전소도 만들 예정이다. 또 도시 내 건물 옥상에도 태양광 발전 패널을 설치해 각 가정의 전기 자급자족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2009년 12월 우리나라가 수주한 바라카 원전 건설 사업에 대한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사막 국가이기 때문에 가장 큰 골칫거리는 역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냉방 문제였다. 현재 아랍에미리트연합은 페르시아만에 접한 산유국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의 뒤를 잇는 두번째 에너지 소비국이다. 이를 위해 마스다시에서는 태양열을 이용해 고압 상태의 물 온도를 180도까지 끌어 올린 뒤 압력을 낮출 때 발생하는 증기의 힘 등을 냉방에 활용하는 신기술을 개발해 시범 적용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연합은 이를 통해 2020년까지 전체 에너지 수요의 7%를 재생 가능 에너지를 통해 충당할 계획이다. 경제 전반에서도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40% 수준인 비석유 부문을 2030년에는 60% 정도로 끌어 올릴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를 위해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교육, 금융, 제약, 항공산업, 재생 에너지 등 10개 산업을 지정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
아부다비/글·사진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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