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없는 세상 만들어야”
‘북한 3차핵실험’ 간접 비판도
‘북한 3차핵실험’ 간접 비판도
이란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해 전세계적인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는 북한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라민 메흐만파라스트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의 핵실험이 진행된 12일 이란 핵개발 의혹의 핵심 쟁점인 20% 농축 우라늄에 대해 “우리 과학자들이 농축 우라늄 일부를 테헤란에 있는 연구용 원자로의 연료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이란은 이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관련 자료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제출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원자력 발전에 사용되는 우라늄은 농축도가 5%정도면 충분하기 때문에 국제원자력기구 등은 20% 농축 우라늄을 핵폭탄용 농축 우라늄의 전 단계로 보고 경계를 강화해왔다. 이란의 이번 조처는 고농축 우라늄을 일부 소진시켜 이란 핵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어느 정도 불식시킨다는 노림수도 보인다. 메흐만파라스트 대변인은 또 “모든 나라가 핵을 평화적으로 이용할 권리가 있지만, 동시에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필요도 있다”며 이날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한편, 헤르만 네카르츠 사무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이 13일 테헤란에 도착했다. 이들은 이란이 핵폭탄을 만들기 위한 고성능 폭발실험을 진행한 장소로 지목돼 온 테헤란 교외의 파르친 기지 사찰 문제 등을 놓고 이란 당국과 협의를 진행한다.
메흐만파라스트 대변인은 이에 대해서도 “이란의 평화적 핵 이용에 대한 포괄적인 합의가 이뤄진다면 파르친 기지에 대한 사찰도 가능할 것”이라며 이전보다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이란 핵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국제적 논의 틀인 5개 유엔(UN) 안보리 상임이사국에 독일을 더한 6개국과의 협상은 이달 말 카자흐스탄에서 열리게 된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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