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글 미 국무 방문중 강경발언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이 취임 뒤 첫 방문지로 택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뜻밖의 공격을 받았다. 골수 반미주의자들에게나 어울릴 법한 강경 반미 발언을 쏟아낸 이는 다름 아닌 하미르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었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카르자이 대통령이 10일 아프간 방송에 나와 “탈레반과 서구 나라들 사이에 매일 같이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 (헤이글 장관의 방문날인) 9일 발생한 테러도 탈레반이 외국군의 철수가 아니라 계속 주둔을 바라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과 탈레반 사이에 적대적 공생관계가 형성돼 있다는 주장이다. <뉴욕타임스>는 애초 예정됐던 카르자이 대통령과 헤이글 장관의 공동 기자회견이 ‘안전상의 이유’로 열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군에 대한 카르자이의 불신이 최근 몇주 동안 증폭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르자이는 미군 특수부대가 카불 서쪽에 자리한 와르닥주에서 현지인들을 괴롭히고, 고문하고, 살해하는 데 개입했다며 지난달 말 미군에게 이 지역에서 떠날 것을 명령했다. 또 탈레반 반군 등이 수감돼 있는 바그람 교도소의 관할권을 아프간 정부에게 이양하겠다는 약속을 미군이 일방적으로 취소하자 이에 반발하기도 했다. 그 때문에 이번 발언이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된 도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셉 던포드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대장)은 카르자이의 발언에 대해 “12년 동안 우리는 너무 많은 피를 흘렸다. 이 지역의 불안정과 폭력이 우리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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