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샤르 아사드(사진) 시리아 대통령
CBS와 인터뷰…화학무기 공격 부인
미국의 군사개입 위협을 받고 있는 바샤르 아사드(사진) 시리아 대통령이 오랜만에 서구 언론을 향해 입을 열었다. 미국의 군사개입이 중동 정세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는 ‘설득’과 공격을 받으면 대응할 것이라는 ‘경고’가 섞인 내용이었다.
아사드 대통령은 9일 방송된 미국 <시비에스>(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미국이 시리아에 군사적인 공격을 한다면 그에 대한 반향은 직간접적으로 매우 다양하게 파급될 것”이라며 “이는 (알카에다와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군사개입의 결과 시리아 정부군의 힘이 약해지면 “이 지역 전체에 걸쳐 불안정이 증가하고 테러리즘이 확산돼 서구 사회에 직접적인 타격을 끼칠 것”이라며 “우리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군사개입의 빌미가 된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 대해선 “내가 나의 국민들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그동안에도 그가 무너지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시리아를 장악하게 돼 더 큰 혼란이 예상된다는 견해를 밝혀왔었다. 그는 2011년 12월 <에이비시>(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선 시리아를 “중동의 활성단층”이라 표현한 바 있고, 지난 1월 대국민 연설에서는 “반군 세력들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외부의 극단주의자들”이라며 흔들림 없이 이들과 싸워나갈 것이라고 선언했었다.
그러나 아사드 대통령은 시리아가 공격을 받는다면 반격할 수 있다는 암시를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당신이 무언가를 받게 되면, 그것이 반드시 우리 정부를 통해서만은 아닐 것”이라며, 동맹국들이 대신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이에 대해 “시리아의 동맹국인 이란과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대신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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