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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팔 템플마운트 갈등…전면충돌

등록 2014-11-19 20:08수정 2014-11-19 21:45

초정통파 유대교도들이 18일 예루살렘의 한 시너고그(유대교 회당)에서 팔레스타인 청년들의 공격으로 숨진 유대교 랍비의 주검을 기도용 숄로 감싼 채 운반하고 있다. 예루살렘/UPI 연합뉴스
초정통파 유대교도들이 18일 예루살렘의 한 시너고그(유대교 회당)에서 팔레스타인 청년들의 공격으로 숨진 유대교 랍비의 주검을 기도용 숄로 감싼 채 운반하고 있다. 예루살렘/UPI 연합뉴스
예루살렘 유대교회당 공격으로 5명 사망
유대인과 무슬림들이 함께 성스럽게 여기는 동예루살렘의 성지(템플마운트·하람 알샤리프)를 둘러싼 갈등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면 충돌로 비화하고 있다. 유대교 강경파가 ‘성지 회복’을 앞세워 무슬림을 자극하고 동예루살렘에서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하자, 이에 반발한 팔레스타인인들이 유대인을 살해하는 등 유혈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어 팔레스타인의 3차 인티파다(민중 봉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아침 7시께 서예루살렘 하르노프 지역의 한 시너고그(유대교 회당)에 팔레스타인인 2명이 들어와 기도중이던 이스라엘인 등 20여명을 향해 칼과 도끼를 휘두르고 권총을 난사했다. 미국과 영국 국적의 유대교 랍비 등 4명이 숨지고, 이스라엘 경찰관 한 명도 사망했다. 팔레스타인인들도 경찰에 사살됐다. 이 사건 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의 선동을 국제사회가 무책임하게 외면한 결과”라며 “유대인 살해에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압바스 수반은 “예배하는 유대인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에 대한 공격도 규탄한다”며 “이스라엘은 모스크(이슬람 사원) 침략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에 시너고그의 유대인을 공격한 팔레스타인 젊은이들의 집을 파괴하라고 지시했다.

팔레스타인인 2명 총기난사
이 네타냐후 총리 “단호히 대처”

공동 성지에 무슬림 입장 일부 제한
지난달 유대인 정착촌 추가 계획도
팔레스타인인 반발로 보복 악순환

최근 유혈사태 악화에는 유대인과 무슬림이 모두 성스럽게 여기는 동예루살렘 옛 시가지의 성지를 둘러싼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는 유대인이 성스럽게 여기는 ‘통곡의 벽’이 있다. 이들은 과거 이곳에 ‘제2신전’이 있었다고 믿는다. 한편, 무슬림들은 예언자인 무함마드가 이곳의 ‘바위 돔 사원’에서 승천했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 메디나와 함께 이슬람의 3대 성지로 꼽는다. 이들은 알아크사 사원과 바위 돔 사원의 유대인 출입을 금기시한다.

그런데 지난달 28일 예루살렘 시장이 경찰의 호위를 받으면서 알아크사 사원을 방문했다. 다음날에는 무슬림이 장악하고 있는 성소를 되찾아야 한다며 ‘성지 회복’을 주창하는 극우 유대인 활동가가 팔레스타인인의 공격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이스라엘은 성소의 출입을 한때 폐쇄해 무슬림의 반발을 샀다. 팔레스타인 쪽은 유대인들이 성소를 다시 장악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압바스 수반도 지난주 “(유대인들이) 성소를 오염시키면 ‘성전’(지하드)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하며, 알아크사 사원에 대한 ‘도발’을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2000년 발생한 팔레스타인의 2차 인티파다도 당시 이스라엘 야당 당수였던 아리엘 샤론이 알아크사 사원을 방문해 무슬림을 자극하면서 시작됐다.

영국 <비비시> 방송은 “팔레스타인에서는 3차 인티파다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극단적 이스라엘 정치인들이 템플마운트로 알려진 옛 시가지의 신성한 지역에서 예배할 권리를 요구한 이래 이 지역에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 때 점령했다. 국제사회는 이를 불법적 점령이라고 보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2600채 규모의 추가 정착촌 건설을 발표했다. 팔레스타인인이 살던 동예루살렘에 이주한 유대인만 20만명에 이른다. 정착촌 확대에 반발한 팔레스타인인들이 유대인을 공격하고, 이스라엘 당국이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보복의 악순환이 계속된다. 여기에 가장 민감한 ‘종교 성지’ 문제가 겹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다시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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