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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아베 “중동 2억달러 지원” 밝히자 IS 협박…일본 충격

등록 2015-01-20 21:10수정 2015-01-20 23:30

중동 방문중인 아베 일정 축소
‘집단적 자위권’ 행사로 분쟁개입땐
일본인 겨냥 테러위협 불안감 커질 듯
“며칠 전 총리가 2억달러 지원 계획을 밝힌 뒤 이런 협박을 당했다. 총리의 방침에 도전하는 듯한 이슬람국가(IS)의 대응을 어떻게 생각하나?”(일본 기자)

“2억달러는 피난민들의 생존에 필요한 의료·식량 등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앞으로도 이 지역의 평화를 위해 비군사적인 분야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갈 것이다.”(아베 신조 총리)

20일 몸값을 72시간 안에 주지 않으면 일본인 2명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는 동영상이 공개된 직후, 중동을 순방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방문국인 이스라엘에서 긴급 기자회견에 나섰다. 아베 총리는 “테러에 굴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는 못했다. 일본 정부는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관저대책실을 설치하고 사실관계 확인을 서두르는 한편, 나카야마 야스히데 외무 부대신을 요르단에 파견해 현지 지휘에 나서도록 하는 등 신속하게 움직였다.

이슬람국가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일본인 2명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일본 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일본 정부는 동영상의 신빙성에 대해 “사실을 확인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언론들은 이번 동영상이 지난해 8, 9월 이슬람국가가 미국인 등을 살해하기 전에 공개한 화면과 매우 비슷하다는 점을 들어 일본인 살해 위협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등도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뉴스 속보를 계속 내보냈다.

이슬람국가가 공개한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에 등장한 유카와 하루나(42)는 위험지역 경비 업무 등을 맡는 도쿄 소재 민간 군사업체인 ‘피엠시’(PMC)의 최고경영자로, 지난해 7월 시리아에 들어간 뒤 8월께 이슬람국가에 억류되는 동영상이 공개된 바 있다. 또 다른 인질 고토 겐지(47)는 1996년 도쿄에 <인디펜던스 프레스>라는 뉴스통신사를 설립한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지난해 10월2일 트위터에 “시리아에 취재를 위해 입국한다”는 글 등을 남긴 뒤 소식이 끊긴 상태였다. 지인들은 <엔에이치케이> 등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비인도적인 일에 분노를 느낀다. 꼭 구해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밝히면서, 이슬람국가와의 협상에 나설 것인지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테러 위협에 대한 일본의 불안감은 커질 것으로 보여, ‘적극적 평화주의’를 내세워 국제사회의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아베 정권의 안보정책에 대한 논란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해 해외의 분쟁에 개입하게 되면 테러나 분쟁에 말려들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호사카 슈지 일본에너지정책연구소 연구이사는 <엔에이치케이> 방송에 출연해 “일본은 그동안 중동에서 테러의 대상이 된 적이 거의 없다. 이슬람국가가 아베 총리의 중동 방문을 주시하고 있다가 이미 확보해두고 있던 인질을 자신들의 주장을 드러내기 위한 카드로 활용한 게 아닌가 한다”고 지적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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