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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아랍의 봄’은 가고…예멘, 다시 혼돈 속으로

등록 2015-01-21 19:59수정 2015-01-21 22:15

21일 예멘 수도 사나에 있는 대통령관저 옆에 탱크 한 대가 배치되어 있다. 시아파 후티 반군은 20일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대통령궁을 장악했으며 대통령관저도 공격했다.
사나/AFP 연합뉴스
21일 예멘 수도 사나에 있는 대통령관저 옆에 탱크 한 대가 배치되어 있다. 시아파 후티 반군은 20일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대통령궁을 장악했으며 대통령관저도 공격했다. 사나/AFP 연합뉴스
시아파 후티 반군, 대통령궁 장악
관저 공격중…대통령은 아직 안전
헌법 제정 등 지지부진에 무력 선택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로 34년 집권한 독재자를 끌어내리고 민주공화국의 꿈을 키웠던 예멘이 혼돈으로 빠져들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의 주요 동맹인 예멘의 혼란으로 미국의 대테러 전략도 중대한 도전을 맞게 됐다.

예멘 북부지역을 근거지로 한 시아파 후티 반군이 20일 정부군과 교전 끝에 대통령궁(대통령 집무실)을 장악한 뒤 대통령 관저마저 공격했다고 <뉴욕 타임스>와 <비비시> 방송 등 외신들이 전했다. 후티 반군은 이날 오후 수도 사나의 대통령궁 안으로 진입해 장악했다. 예멘 정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 관저에 대한 공격도 벌어지고 있지만 안에 있는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은 안전하다”고 말했다. 나디아 사카프 정보장관 등 예멘 정부 당국자들은 후티 반군의 무력 공세는 “쿠데타 기도”라고 비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소집했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예멘의 무장 정파들에 교전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예멘은 ‘아랍의 봄’ 당시 모범 사례로 꼽혔다. 다른 나라들과 달리 충돌 없이 합의로 독재자가 물러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정권에서 부통령을 지낸 하디 대통령이 집권한 가운데 민주개혁이 지지부진하고 여러 정파·종파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혼란이 거듭됐다. 살레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도 지속됐다. 이런 혼란 속에 그동안 북부지역에서 세력을 키워온 후티 반군은 지난해 9월 반정부 시위를 빌미로 수도 사나를 장악했다. 그 뒤 11월 정부, 여러 정파들과 중립내각 구성에 합의했지만 내각 구성, 신헌법 제정 등이 뜻대로 돌아가지 않자 급기야 대통령궁을 장악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은 예멘의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예멘 남부에서 세력을 떨치고 있는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AQAP)를 소탕하려고 하디 대통령 정부와 손을 잡고 있다. 미국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예멘에 군사·인도적 지원으로 10억달러를 제공했다. 또 예멘 정부군과 함께 알카에다 지도부 훈련캠프에 수십차례의 공습을 벌였다.

하디 정권이 무너지면 예멘이 전면적 내전 위기에 빠지게 돼, 알카에다의 득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후티 반군이 하디 대통령은 축출해도 수니파가 대다수인 예멘을 통치하기 어렵고, 수니파의 반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수니파인 알카에다는 후티 반군에 맞서자며 수니파 부족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빈 라이트 미국평화연구소 연구원은 <월스트리트 저널> 기고에서, 이번 사태로 “예멘이 군벌과 극단주의자들이 지배하는 또 하나의 아프가니스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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