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이 지난 2018년 10월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메콩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도쿄/ EPA 연합뉴스
미얀마 군사정권이 10일 아웅산 수치(76) 국가 고문에게 4년의 금고형을 추가했다. 수치 고문에 대한 총 형량은 지난달 초 선고된 2년에서 4년을 더해 6년으로 늘어났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이날 미얀마 법원이 수치 고문에 대해 무전기 불법 수입·소지와 코로나19 방역 조치 위반 등 3개 혐의를 인정해 금고 4년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수치 고문은 지난해 12월 초 선동과 코로나19 방역 조치 위반 혐의 등의 혐의로 금고 4년이 선고된 바 있다. 당시엔 군 최고 실력자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 사령관이 형기를 2년 줄인 바 있다.
미얀마 군부는 2020년 11월 치러진 총선에서 수치 고문이 압승하자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후 수치 고문을 가택 연금하고 뇌물수수, 공직자 비밀 엄수법 위반 등 10여개 혐의를 뒤집어 씌워 기소했다. 이들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수치 고문에게 100년형 이상이 선고될 수 있다. 미얀마 법원이 이날도 수치 고문에게 높은 금고형을 선고함에 따라 남은 재판에서도 가혹한 판결이 나올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앞선 7일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미얀마의 수도 네피도를 방문해 민 아웅 흘라잉 최고 사령관과 회담했다. 지난해 2월 쿠데타가 일어난 뒤, 외국 정상이 미얀마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훈센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지난해 4월 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폭력행위의 즉각 정지 △아세안 특사의 미얀마 내 ‘모든 관계자’에 대한 면담 허용 등 5개 항목을 이행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캄보디아는 올해 아세안의 의장국이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아세안 특사와 수치 고문과의 면담을 의미하는 5개 항목의 이행을 줄곧 거부해 왔다. 훈센 총리도 이번 방문에서 수치 고문과 면담을 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세안은 미얀마가 자신들의 요구를 거부하자, 회원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오랜 전통을 깨고 지난해 10월 정상회의에 미얀마를 초대하지 않았다. 미얀마는 맹렬히 반발했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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