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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탁신 ‘버티기’ 아로요한테 배웠나

등록 2006-04-04 19:38수정 2006-04-04 21:58

일가족 부패 축출 직면…승부수 위기 모면
탁신 친나왓 타이 총리가 2일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를 선언하고, 다시 ‘버티기’에 들어갔다. 총선 과정에서 규합한 지지세력을 기반으로 권력을 유지하려는 계산으로 보인다. 지난 2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위기를 모면한 뒤, 권좌를 지키고 있는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의 움직임과 비슷하다. 이러다간 타이가 만성적인 정치 불안에 시달리는 필리핀의 뒤를 따르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탁신 총리는 ‘국민투표’ 성격을 띤 이번 총선에서 집권당인 타이락타이당이 과반수 득표를 함으로써 자신의 통치권이 정당성을 얻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지역구 400석 가운데 377석을 차지했던 타이락타이당이 이번엔 349석을 얻었으니 B학점은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아로요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하면서 “법과 질서가 회복됐다는 강한 확신이 든다”고 말한 것을 떠올리게 한다.

두 사람은 일가족의 부정부패로 촉발된 야당과 시민들의 사임 요구를 모면하기 위해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 탁신 총리는 의회를 전격 해산하고 조기 총선 카드를 내밀었다. 아로요 대통령은 군부와 공산반군이 결탁한 쿠데타 음모를 적발했다며 필리핀 피플 파워 20돌을 하루 앞두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탁신 총리의 총선 카드가 ‘응급처방’이었다면, 아로요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는 ‘예방조처’ 성격이 강했다.

두 사람은 이를 통해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끈을 다잡았다. 탁신 총리는 “국가원로들이 참여하는 국가화해위원회를 꾸려, 여기서도 자신의 사임을 요구하면 이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으나, 본심은 ‘사임 불가’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로요 대통령도 국가비상사태 해제 이후 경제 개혁을 다짐하며 다시 권력을 강화하고 있다. 아로요 대통령이 이 과정에서 비판적인 언론을 압박하며 반정부세력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는 점에서 탁신 총리의 대처가 주목된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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