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남부 최대 도시이자 타밀나두주 주도인 첸나이 시내의 최신식 아이티 복합빌딩 앞을 낡은 시내버스가 지나가고 있다. 인도의 정보통신 기업들은 열악한 사회기반시설로 전력과 급수 등을 자급자족하는 이런 복합빌딩이나 복합단지(아이티파크)에 모여 있어야 한다. 첸나이/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인도의길인도의힘2부:새 ‘슈퍼파워’ 현장을 가다]
제2의 중국이 될 수 있는가?
제2의 중국이 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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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26살 “33살의 중국 잡자” 열악한 인프라 개선 시급…외국인투자 IT 집중 한계 인도 내에는 요즘 중국을 따라잡기 위한 초조감이 넘쳐난다. 인도의 농촌 문제를 취재하기 위해 인도 중부 나그푸르로 가는 비행기에서 만난 사업가 쿠마르는 중국에 대한 두려움과 감탄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철강 관련 사업을 하기 때문에 중국을 자주 드나들지만 중국의 대규모 공장들을 볼 때마다 감탄하게 된다”며 “인도는 절대로 중국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다”라며 한숨을 지었다. 지난해 말 힌두 명절 디왈리 때는 “힌두교 신상도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언론의 자조섞인 보도로 떠들썩했다. 자신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다. 인도가 중국보다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대재벌 타타그룹의 앨런 로슬링 전무는 “인도 제조업은 열악한 인프라라는 한계에 갇혀 있지만, 젊고 교육받은 노동력과 영어 구사력 등 장기적으로는 중국보다 경쟁력이 뒤질 이유가 없다”며 “인프라 개선이나 제도 개선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고 강조한다. 그는 “예를 들어 중국 철강회사들은 저렴한 노동력의 이점이 있지만 원자재인 철강이 부족해 막대한 양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반면, 인도는 대량의 철광석 등 원자재를 풍부하게 가지고 있어 인프라만 갖추면 급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수한 인적자원이 풍부하다는 것이 인도의 강점이며, 인프라 해결도 시간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마냥 낙관하기만도 어려워 보인다. 인도 인구의 평균 연령은 26살이다. 중국의 33살에 비해 젊다. 정보통신(IT) 산업의 본산인 방갈로르가 위치한 카르나타카 주에서만 77개의 공과대학에서 매년 2만9천명이나 되는 우수한 엔지니어들이 쏟아진다. 그러나 풍부한 우수인력은 1억의 발전하는 인도의 모습일 뿐, 10억의 가난한 인도와는 상관없다. 세계은행 통계를 보면, 하루 1달러로 생활하는 인도인이 인구의 35%에 이르고, 성인 문맹률은 91%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인간개발지수로 보면, 인도는 1점 만점에 0.595로 세계 177개 국가 중 127위이다. 0.745로 94위인 중국에도 크게 뒤진다. 인프라 개선도 시작은 했지만 아직 지지부진이다. 중국의 고속도로는 총 3만㎞이지만, 인도는 그 10%에 불과하다. 전력 불안으로 인도 제조업 공장의 61%는 자체 발전기를 갖고 있다. 전력값도 중국에 견줘 40%나 비싸다. 인도에 외국인투자가 봇물이라고 하지만, 모두 IT산업에 집중돼있다. 인도 제2의 IT도시인 하이데라바드의 티칼라 크리시나 레디 시장은 “IT 산업을 제외하고는 신경제경책이 시작된 15년 동안 제조업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가 한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물론 인도는 발전 중이다. 인간개발지수는 1980년에 비해 30%나 올랐고, 빈곤층도 1977년~2000년 사이에 6900만명이나 줄었다. 중국이 인도에 앞선 것도 인도보다 15년 빠른 1978년 경제개혁과 개방을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무엇보다 인도가 지금 ‘1억명만이 발전하는 인도’에서 벗어나 ‘11억 모두에게 성장의 혜택이 돌아가는 인도’ 쪽으로 나아가려는 것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의길 박민희 기자 egil@hani.co.kr
[화보] 인도의 급성장의 빛과 그림자
뭄바이의 힐튼타워 호텔에서 내려다본 시내 야경. 인도의 대도시는 요즘 수리 중이다. 경기활성화로 부동산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사무실 공간이 부족하자, 낡은 건물들이 곳곳에서 다시 지어지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뭄바이와 델리 등 대도시의 소득 대비 토지가격은 도쿄에 비해 10배나 비싼 것으로 집계했다. 첸나이/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인도 최대의 도시이자 금융·상업 중심지인 뭄바이 인구의 60%는 빈민가에 산다. 세계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1990~1992년 2억2100만명이던 인도의 영양부족 인구는 2000~2002년 2억1600만명으로 500만명 정도가 줄었을 뿐이다. 5살 이하 어린이 중 체중미달 어린이는 47%에 달한다. 뭄바이 시내에서 한 어린이가 갓난아기를 꼭 껴안고 있다. 첸나이/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뭄바이의 금융중심지 포트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한 빈민촌 이층 집에서 한 남자가 쇠창살 사이로 안이 훤하게 드러나보이는 다락방에서 쉬고 있다. 첸나이/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인도는 매년 100만명 가량의 대졸 엔지니어를 배출하는 등 풍부한 IT 인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2005년 9월 기준으로 인터넷이 연결된 피시는 317만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요즘 인도에선 피시방 사업이 성업 중이다. 방갈로르에 이어 정보통신(IT)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하는 첸나이에서 인도 최대 재벌 중의 하나인 릴라이언스가 체인점 형태로 운영하는 최신식 피시방. 첸나이/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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