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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쓰나미 2년...계속되는 악몽

등록 2006-12-24 18:38수정 2006-12-24 20:36

60% 아직도 피난생활
수천만달러 원조 공언 선진국들 나몰라라
2004년 12월 26일, 인도 남부로까지 밀려온 쓰나미(지진해일)를 피해 살아남은 라니 다산. 그는 3개월 전 새 집을 얻었고, 이제 더이상 시끄러운 파도 소리에 잠을 설치진 않지만 아직 크리스마스를 즐길 여유가 없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쓰나미로 인해 딸아이를 하늘나라로 보낼 수밖에 없었던 참혹한 2년 전의 기억이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인도양 연안 12개국을 강타해 무려 23만여명을 희생시킨 쓰나미가 발생한 지 2주년이 되지만, 상흔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수많은 죽음을 목격한 생존자들은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고, 쓰나미가 앗아간 주거지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24일 쓰나미로 인해 집을 잃은 이들 중 3분의 2가 여전히 피난생활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엔 모금특사로 일해 온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피해자들의 30~35%만이 다시 집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최대 피해지역인 인도네시아 아체주에서는 7만여명이, 인도 안다만 지역에서는 9700가구 이상이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 아체주에서는 부동산 등기소 자체가 지진해일에 휩쓸려가 토지 소유자가 누군지 알 수 있는 기록이 없다. 국제구호단체인 옥스팜은 이 지역 토지 소유권이 장차 분쟁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비비시>(BBC) 방송은 19일 유엔 자료를 인용해 피해지역에 원조를 제공하기로 한 세계 각국이 지지부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국 정부가 약속한 구호 기금 67억달러 중 실제 집행된 기금은 전체의 절반 정도인 34억달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당초 7900만달러를 주겠다고 공약했지만 정작 내놓은 금액은 100만달러가 조금 넘었다. 스페인은 스리랑카에 6000만달러 지원을 공언했으나 100만달러만 전달했다. 3억100만달러를 내놓겠다던 중국도 100만달러만 내놓았다.

쓰나미가 재발할 수 있음에도 조기에 경고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유네스코는 인도양 국가들이 해안 내부에서 이상을 감지할 수 있는 부표 16개와 해수면 높이 측정도구 50개를 설치하기로 했지만 지금까지 각각 5개, 27개만 설치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 인도양 각국은 지진해일의 접근 정보를 서로 나누는데 아직 동의하지 않았다고 <인디펜던트>는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 지역에서 지진해일이 다시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유명 지질학자인 존 맥클로스키 아일랜드 얼스터 대학 교수는 “정확한 날짜는 알 수 없지만 인도네시아 섬 수마트라 인근에서 지진해일을 일으킬만한 거대한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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