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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선거법 독소조항, 민주화 운동가는 출마도 못해”

등록 2010-10-25 09:01

조모아 미얀마(버마) 민족민주동맹(NLD) 한국지부 고문
조모아 미얀마(버마) 민족민주동맹(NLD) 한국지부 고문
매주 대사관 앞에서 항의집회
“독재겪은 한국인 관심 큰 위로”
조모아(38·사진) 미얀마(버마) 민족민주동맹(NLD) 한국지부 고문의 한국 생활은 올해로 17년째에 접어든다. 그는 “생각하면 할수록 버마와 한국은 인연이 많은 나라”라고 말했다. 영국·일본 등의 식민지배에서 독립한 뒤 한국은 1961년, 미얀마는 1962년 군사쿠데타를 겪었고, 그 후로 오랜 시간 군부독재 치하에서 신음해야 했다. 아시아에서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라는 공통점도 있다. 한국에는 현직인 반기문, 미얀마엔 3대 사무총장을 지낸 우 탄트(1909~1974)가 있다.

그러나 이후 두 나라는 다른 길을 걸었다. 한국의 1987년 6월혁명은 성공했지만, 1988년 8월8월 터진 미얀마의 ‘8888혁명’은 진압됐다. 이듬해 군부는 국호를 기존의 버마에서 미얀마로 바꿨지만, 이 나라 민주화운동 세력은 지금도 버마라는 국호를 쓴다. 혁명 실패 뒤 미얀마 민주화를 바라는 많은 청년들이 고국을 등져야 했고, 그 가운데는 1994년 산업연수생 신분으로 한국을 찾은 조모아도 섞여 있었다.

“2년 동안의 연수생 생활이 끝난 뒤에 고민했어요.” 그는 고국행 대신 불법체류자 신분을 감수하더라도 한국에서 민주화운동을 하겠다고 마음을 다잡게 된다. 같은 생각을 가진 미얀마인들이 모여 1999년 5월 부천에서 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의 문을 열었다.

조모아 NLD 한국지부 고문
조모아 NLD 한국지부 고문

그동안 벌인 가장 큰 행사는 2007년 1월부터 2009년까지 2년 동안 ‘버마 민주화는 아시아의 평화이다’라는 주제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연 것이다. 지금도 매주 화요일마다 미얀마 대사관과 서울 종각역 1번 출구를 번갈아가며 미얀마 민주화를 둘러싼 거리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요구는 1990년 민족민주동맹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난 총선 결과의 인정, 유엔 등 국제사회의 감시에 의한 공정한 선거, 아웅산 수치를 포함한 정치범의 석방 등이다. 그러지 않고서는 11월7일 치러지는 총선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마도 선거는 치러지고, 군부가 승리를 얻겠죠?” 그는 “민족민주동맹 내에서도 고민이 많았지만, 유죄 선고를 받는 사람은 출마할 수 없다는 여러 독소조항 때문에 (민주화 운동으로 투옥 경력이 있는 대부분의 활동가들은) 선거에 참여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한국인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꼽았다. “돌아가시기 직전인 2009년 5월22일 자택으로 찾아가 뵈었어요. 워낙 군사정권 아래서 고생을 많이 하신 분이라 그런지, 버마 민주화에 관심이 많으셨죠.” 그는 “같은 고통을 겪었던 한국인들의 따뜻한 관심이 민주화를 바라는 버마인들에게 큰 위로가 된다”며 “버마의 평화는 아시아의 평화”라고 힘줘 말했다.

부천/글·사진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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