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재 1.5㎞ 상공까지 튀어
쓰나미 현장에 구호선박 도착
쓰나미 현장에 구호선박 도착
인도네시아 자와(자바)섬 중부에 위치한 므라피 화산(높이 2968m) 주변 마을에 사는 주민 다르시스(47)는 정신줄을 반쯤 놓은 상태로 독일 <데페아>(DPA) 통신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그의 남편은 29일 아침 들로 일을 나간 뒤 이날 오후까지 피난처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그는 “화산이 다시 분출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며 “남편이 아직 안돌아왔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지난 26일 첫 분출로 34명의 목숨을 앗아간 므라피 화산이 나흘만인 29일 두번째 분출을 일으켰다. <시엔엔>(CNN) 방송은 “이날 10시께 이뤄진 두번째 폭발로 화산재가 1.5km 상공까지 튀어 올랐으며 주민들이 산에서 소리를 지르며 대피하는 모습이 관찰됐다”고 보도했다. 지역의 재해 구호 사무소에서 일하는 위디 수티크노는 “화산에서 분출된 열 구름이 주변 3㎞를 가득 채웠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재난당국은 집 주변에 남겨 놓은 작물과 가축들이 걱정돼 집으로 돌아간 주민들 일부가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역 주민 카스토모(50)는 “가축을 먹이기 위해 풀을 베고 있었는데 지난번 폭발보다 더 큰 천둥소리가 났다”며 “무사히 대피할 수 있어 신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에이피>(AP) 통신 등은 “아직까지 확인된 사망자나 부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쓰나미(지진해일)가 휩쓸고 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서쪽 해안의 믄타와이 군도에는 사고 나흘만에 처음 대형 구호선박이 도착했다. 이번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는 408명, 실종자는 303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현지 마을의 촌장 타스민 사오코는 <비비시>(BBC)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95명의 주검을 묻었지만 코코넛 나무 아래나 다른 곳에 널린 주검이 아직 많다”며 “주검을 담을 봉투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구조작업은 시작됐지만 지역의 재난 관리인 애드 에드워드는 “실종자 가운데 3분의 2는 바다에 휩쓸려 나갔거나 모래에 묻혀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국영 통신 <안타라>는 이번 쓰나미로 믄타와이 군도 일대의 집 478채가 완전히 부서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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