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불법입국 3.4배 늘고 난민승인율 73% 달해
우파 “유약한 정책탓”-난민단체 “더 완화해야”
우파 “유약한 정책탓”-난민단체 “더 완화해야”
그들은 왜 ‘위험한 항해’를 감행했을까.
지난 15일 오스트레일리아 서쪽 해상의 외딴섬 크리스마스 해안에서 침몰한 밀항선 사건으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다시 난민정책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2007년 11월 노동당 집권 뒤 유연해진 난민정책으로 난민들이 급증했는데, 우파 정당들은 ‘유약한 난민정책이 난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공세를 높이고 난민단체들은 정부의 반난민 정책이 이번 참사를 벌였다고 주장한다. <에이피>(AP) 통신은 “줄리아 길라드 총리가 좌우파 양쪽으로부터 공격에 시달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오스트레일리아 난민위원회의 2009~2010년 회계연도 통계를 보면, 오스트레일리아 해역에서 배를 타고 불법 입국하다 붙잡힌 난민의 수는 5647명으로 2008~2009년에 견줘 3.4배나 폭증했다. 또 유엔난민판무관실 자료를 보면, 2008~2009년 전세계 난민 정착자 11만2442명 가운데 오스트레일리아 정착자의 수는 1만1080명으로 그 비율이 10%나 됐다. 주로 미얀마, 오스트레일리아 해안에서 붙들린 난민의 국적은 미얀마 1959명, 이라크 1688명, 부탄 1144명, 아프가니스탄 951명 등이었다.
이들이 위험한 목선을 타고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2650㎞에 달하는 항해를 벌인 것은 해안에 진입하기만 하면 난민 인정을 받을 확률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2009~2010년 접수된 3966건의 난민신청 중 2914건에 대한 심사가 끝났고, 승인율은 72.9%나 됐다.
한편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이번에 사고가 난 배에는 100여명의 이란·이라크·쿠르드 인들이 타고 있었으며, 지금까지 42명이 구조되고 28명의 사망이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이언 린툴 오스트레일리아 난민행동연맹 대변인은 “정부가 난민심사를 인도네시아에서 진행했더라면 이런 끔찍한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