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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학살 중에도 아사드 부부 호화생활

등록 2012-03-15 20:22수정 2012-03-15 22:47

시리아 반정부단체, 대통령 이메일 3천통 폭로
명품구입에 수천달러…개혁조처 “쓰레기” 비유

자기연민·자신감·경솔 등 요동치는 심리 드러내
“고립된 시리아 독재자 내면 보여주는 드문 통로”
지난 1년 동안 9천명 가까운 자국인들을 학살한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그의 아내 아스마가 매우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갔으며, 마지못해 수용한 일부 개혁 조처들에 대해 “쓰레기 같은 법률들”이라고 평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14일 보도했다. 시리아 반정부 단체인 최고혁명평의회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아사드와 그의 아내의 것이라고 추정되는 이메일 계정에 침입해 확보한 메일 3천여통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아사드의 부인은 다른 시리아 국민들이 식량 부족에 시달리던 지난 1년 동안에도 온라인 쇼핑으로 디자이너가 만든 수천달러짜리 고급품들을 구입했고, 아사드도 프랑스 파리에서 1만파운드를 들여 촛대, 샹들리에, 테이블 세트 등을 구입했다. 미국의 경제 제재를 피하기 위해 아사드는 미국에 주소가 있는 제3자의 명의로 애플 아이튠스를 통해 음악과 앱들을 다운받는 기민함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보좌관에게 아마존에서 퐁듀(치즈를 녹여 빵에 찍어 먹는 요리) 세트를 시키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아사드가 개인 물품들을 사들이기 위해 활용한 통로는 영국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두바이 소재 기업 ‘알 샤흐바’였다.

그러면서도 시리아 국민들이 요구하는 개혁 조처들에 대해선 “정당, 선거, 언론에 대한 쓰레기 같은 법률들”이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수십년 동안 집권 바트당의 일당 독재를 유지해 오던 시리아는 지난 2월 말 헌법 개정을 통해 복수정당제를 허용하고, 대통령의 임기를 ‘7년 연임’으로 한정했다. 그러나 이 조항은 소급되지 않아, 아사드는 최대 2028년까지 권좌에 머무를 수 있다.

그 밖에 아사드는 개인 비선 조직을 통해 정보를 제공받고 있었고, 몇몇 사안에 대해서는 이란 쪽의 조언을 받았으며, 카타르 국왕의 딸한테서 “시리아를 떠나 도하로 오라”는 망명 권유를 받기도 했다. 또 시리아 제3의 도시 홈스에서 취재를 하는 서구 언론인들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감시 태세를 더 강화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결국 언론인 2명이 정부군의 포격으로 사망했다.

아사드는 국제 비난 여론 등을 의식한 탓인지 언론 대책반을 구성해 자주 조언을 들었다. 이들은 아사드에게 “강하고 폭격적인 언어를 사용할 것”, “반군을 분쇄할 만한 강한 군사력을 갖고 있음을 드러낼 것” 등을 조언했고, 이는 그대로 시행됐다. <가디언>은 “이번에 공개된 이메일은 고립된 시리아 지도자 아사드의 내면을 알 수 있는 매우 드문 통로”라며 “그가 부인이나 측근들과 재미있는 동영상 등을 주고 받으며 자기 연민, 자신감, 경솔함 사이에서 요동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내용을 보도하게 된 경위에 대해 <가디언>은 “진위 검증을 위한 취재 끝에 진본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등장하는 모든 사안을 확인하진 못했다”고 밝혔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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