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루 브리어레이
인도청년 구글어스 사진 보고 25년전 기억 더듬어
고향 골목과 옛 집을 찾아 어머니등 가족과 재회
고향 골목과 옛 집을 찾아 어머니등 가족과 재회
올해 서른살이 된 인도 청년 사루 브리어레이(사진)가 가족과 헤어진 것은 25년 전인 1986년의 일이다.
그 무렵 사루는 글을 모르던 5살 꼬마였다. 가족과 헤어지던 날 그는 열차에서 청소부로 일하던 큰 형과 여행 중이었다. 그는 지난 13일 영국 <비비시>(BBC)와의 인터뷰에서 “늦은 밤 형과 함께 열차에서 내린 뒤 너무 피곤해 기차역의 의자에 앉아 잠이 들고 말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루가 눈을 떴을 때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겁이 난 그는 눈앞에 있는 열차에 올라탔다. 열차에 타면 형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루는 다시 잠에 들었고, 14시간에 이르는 긴 여행 끝에 인도 제3의 도시 캘커타에 도착하게 된다.
캘거타에서 고아가 됐음을 직감한 사루는 망연자실했다. 도움을 청할 곳은 아무데도 없었다. 머잖아 그는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는 거지가 됐다. 캘커다엔 그렇게 살아가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러던 중 사루는 고아원으로 보내졌고, 그곳에서 오스트레일리아 남부의 섬 태즈매니아에서 온 브리어레이 부부에게 입양을 가게 된다.
사루는 새 고향에 빠르게 적응했지만, 헤어진 가족들을 잊을 순 없었다. 문제는 그가 고향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의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은 고향 마을의 생생한 이미지뿐이었다.
사루는 고심 끝에 ‘구글어스’를 통해 고향과 비슷해 보이는 지역을 찾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드넓은 인도 땅의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까. 결국 그는 14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온 기억과 인도의 열차 속도 등을 계산해 그의 고향이 캘커타에서 1200km 내외에 있는 도시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얼마 후 사루는 구글어스를 뒤지던 중 인도 중부 마디아프라데시주의 도시 칸드와에서 놀라온 광경을 발견하게 된다. 그 지역의 위성 사진에서 그가 자주 놀러가곤 했던 폭포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듬해 칸다와를 찾은 사루는 어린 시절 기억을 총 동원해 옛 골목을 뒤져 옛 집을 찾아냈다. 그 집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았지만, 이웃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어머니와 25년 만에 재회할 수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언젠가 아들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언안 점쟁이의 말에 기대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왔다. 어머니는 사루에게 그가 사라진 지 한달 쯤 지나 형이 철로에서 두 동강이 난 주검으로 발견됐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사루 브리어레이는 이따금 인도에 있는 가족들과 연락을 하며 지낸다. 그는 “가족들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이제 예전보다 더 편하게 잠들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리고 2008년 개봉돼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기억하는 출판업자들과 영화 감독들이 그의 놀라운 사연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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