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시위 23년 추모 집결
지난 4일 밤 홍콩섬 북단에 자리한 빅토리아 공원은 촛불의 바다가 됐다. 중국 정부가 천안문광장 민주화시위를 무력진압한 지 23년을 맞는 날이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5일 “이날 광장에 모인 이들의 수가 주최 쪽 추산으로 18만명, 경찰 추산으로 8만5천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참가자 숫자가 3만명이었던 데 비하면 이례적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촛불을 흔들고 노래를 부르며 주변의 축구장과 풀밭으로 흩어져 행사를 이어갔다. 23년 전 천안문광장에서 탱크에 깔려 다리가 으스러진 민주화 인사 팡정은 휠체어에 앉아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이 운동이 정당했다고 인정받았으면 좋겠다”고 외쳤다.
지난달 미국으로 망명한 시각장애인 인권운동가 천광청의 편지도 낭독됐다. 그는 “중국 정부가 좀 더 마음을 열고, 적당한 때에 올바른 방식으로 이 문제를 재고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100여명의 시위대는 집회 뒤 홍콩 행정청사로 행진하다 경찰과 충돌했다.
천광청 사건 등의 영향도 있지만, 올해 천안문 민주화운동에 대한 홍콩인들의 ‘재발견’은 다음달로 예정된 친중국계 렁춘잉(58) 행정장관의 취임으로 홍콩인들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중국 본토인들은 이날 모임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광저우에서 여행 차 홍콩을 찾았다는 한 시민은 “시위대가 정부의 권위를 위협했기 때문에 그들을 진압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도 천안문 사건으로 투옥된 이들을 석방하라는 미국 정부의 요구에 대해 “중국의 내정을 간섭하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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