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누리집 등에 ‘탈레반 악행’ 전해
“파키스탄 문맹률 낮추는 희망” 평가
귀가하던 중 스쿨버스에서 총에 피격
즉시 총탄제거 수술했지만 중태 빠져
탈레반 “무슬림 부정한 탓” 범행 인정
“파키스탄 문맹률 낮추는 희망” 평가
귀가하던 중 스쿨버스에서 총에 피격
즉시 총탄제거 수술했지만 중태 빠져
탈레반 “무슬림 부정한 탓” 범행 인정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어떤 남자가 ‘널 죽이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나는 걸음을 빨리했다. 잠시 후 뒤를 돌아보니 그 남자가 여전히 따라오고 있었다.” (2009년 1월3일치 일기)
3년 뒤 자신에게 닥칠 위험을 예견했던 것일까. 지난 2009년 영국 <비비시>(BBC) 방송의 우르두어(파키스탄의 3대 공용어 가운데 하나) 누리집에 탈레반에 점령된 파키스탄 북부 스와트 계곡의 참상을 알리는 일기를 남겨 큰 반향을 일으켰던 파키스탄 소녀 마랄라 유사프자이(14)가 9일 탈레반이 쏜 총에 맞았다.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턱수염을 기른 남자가 스와트 계곡의 최대 도시 밍고라에서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마랄라의 스쿨버스를 강제로 세운 뒤 소녀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차에 올라탄 남자는 총으로 소녀들을 위협하며 “마랄라가 누구냐”고 물었다. 위험을 직감한 운전사가 차의 속도를 높였지만 남자의 범행을 막진 못했다. 머리에 총상을 입은 마릴라는 긴급 치료를 받고 헬기로 파키스탄 북서부 도시 페샤와르로 이송됐다. <비비시>는 소녀가 10일 오전 무사히 총탄 제거 수술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범행을 시인했다. 이흐사눌라 이흐산 파키스탄 탈레반 대변인은 “그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이상적인 지도자라고 하는 등 무슬림에 대한 부정적인 선전활동을 해왔다”며 “아이는 무신앙과 음란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탈레반을 성토하는 파키스탄인들의 여론은 하늘을 찌르는 분위기다. 파키스탄인들은 이번 사건을 “소녀의 조용한 용기에 대한 총탄의 폭거” “우리를 암흑의 시대로 되돌리려는 것”이라고 분노하는 글들을 쏟아내고 있다. 파키스탄 인권위원회는 “마랄라는 탈레반에 대항해 파키스탄 소녀들이 자신의 권리를 위해 투쟁할 용기를 가졌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린 인물”이라며 그의 쾌유를 기원했다.
마랄라는 3년 전 학교에 다닌다는 이유로 탈레반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일상의 고통을 담담한 어조로 일기에 담아 탈레반 문제에 대한 세계의 여론을 환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해 1월5일치 일기에서 마랄라는 학교에서 교복을 입고 다니지 말라고 해 핑크색 치마를 입고 갔더니 탈레반이 싫어하니 색깔있는 옷을 입고 다니지 말라는 주의를 들었다고 썼다. 같은 달 14일치에는 겨울방학이 시작됐지만 학교에서 개학일을 알려주지 않아 다시는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게 아닌가 불안해하는 심경을 옮겼다. 2007년 이 지역을 점령했던 탈레반 반군은 2009년 정부군의 공세에 밀려 스와트 계곡에서 밀려났다.
<워싱턴 포스트>는 많은 파키스탄인들이 마랄라를 문맹률을 낮추고 평화를 가져온 희망의 상징으로 여겨긴다고 보도했다.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무슬림 반군과 싸우는 정부의 의지나 여성 교육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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