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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파키스탄 소녀들 “두렵지만 배움 목말라”

등록 2012-10-17 20:26수정 2012-10-17 21:12

외신들, 말랄라 피격지역 현지르포
같이 총맞은 친구 “여성교육 중요”
치료위해 영국 간 말랄라 ‘상태호전’
전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에 둘러싸인 케이낫 아흐메드(16)는 당황한 표정이었다. 검은 히잡을 쓴 채 침대에 누운 소녀는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차분한 우르두어(파키스탄의 3대 공용어 가운데 하나)로 대답을 이어갔다. 케이낫은 지난 9일 여성 교육을 옹호하는 글을 썼다는 이유로 탈레반의 총에 맞은 파키스탄 소녀 마랄라 유사프자이(14)의 학교 친구다. 그는 하굣길에 마랄라의 옆에 앉았다가 팔에 총을 맞는 큰 부상을 당했다.

“지금 이렇게 다쳤는데, 탈레반에 반대했던 게 후회되나요?”(<시엔엔>(CNN) 기자)

“아니요, 후회하지 않아요. 여자 아이들에 대한 교육은 남자 아이들 교육보다 중요해요. 남성들은 대부분 원하는 직업을 얻을 수 있지만, 여성들은 안 그렇거든요. 앞으로 모든 여성들이 원하는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어요.”(케이낫)

<워싱턴 포스트>는 17일 케이낫이 자신있는 태도로 답을 했지만 이번 테러로 받은 충격이 상당하다고 보도했다. 잠시 뒤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던 말을 바꿔, “두려움에 잠을 이룰 수 없다”며 고통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현지 치안 상태에 대한 우려도 커져 파키스탄군은 15일 이뤄진 외신기자들의 현지 취재를 경호하기 위해 무장 차량을 동원하기도 했다. 마랄라가 총을 맞은 스쿨버스 뒷좌석에는 여전히 검붉은 핏자국이 남아 있다.

그러나 마랄라의 모교인 밍고라의 쿠샬 여자 고등·대학교의 학생들은 탈레반의 위협에 굴하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2008년 이 지역을 점령한 탈레반은 많은 여성 학교에 폐교를 명령하고 실제 여러 학교의 건물을 파괴했다. 그러나 마랄라의 아버지가 설립한 이 학교는 탈레반의 여러 압박에도 문을 닫지 않았고 살아남았다. 총원이 31명인 마랄라 반의 경우 사고 직후 14명이 결석했지만, 15일 현재 그 수는 6명으로 줄어들었다. 탈레반에 대한 두려움 탓에 익명을 요구한 한 소녀는 “우리의 마음에 있는 것은 교육에 대한 갈증”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전문적인 치료를 위해 15일 영국으로 이동한 마랄라의 상태는 다소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를 치료하고 있는 영국 버밍햄 퀸엘리자베스 병원의 의사 데이비드 로서는 <비비시>(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상황이 호전되고 있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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