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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비난 함성’ 맞닥뜨린 수치

등록 2013-03-14 20:36수정 2013-03-14 21:51

개발반대 주민 설득하려 광산 방문
주민들 “수치 필요없다” 실망감 표출
미얀마 민주화 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를 태운 차량이 가까이 다가오자 모여든 인파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불행히도 그것은 수치가 그동안 익숙히 들어 온 환호의 목소리가 아닌 실망감이 밴 분노의 함성이었다. <에이피>(AP) 통신은 중국과 미얀마가 합작한 기업의 구리광산 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하려고 13일 미얀마 북서부 모니와 지역을 찾은 수치가 “익숙하지 않은 경멸의 함성과 마주해야 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발단은 2010년 5월 미얀마 군부가 통제하고 있는 ‘미얀마 경제 지주회사’와 중국의 ‘완바오 광산 유한공사’ 사이에 체결된 9억9800만달러 규모의 레트파다웅 구리광산 채굴 사업이었다. 현지 주민들은 이 개발 사업으로 환경이 파괴되고, 책정된 토지 수용 보상금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반대 태도를 굽히지 않아왔다. 그러자 미얀마 정부는 지난해 11월 공권력을 동원해 이들을 강제 진압했다.

그로 인한 부상자가 100여명에 이르는 등 큰 사회 문제가 되자 미얀마 의회는 수치를 위원장으로 하는 조사위원회를 꾸렸다. 그러나 12일 공개된 보고서에서 위원회는 “미얀마의 대외 신인도를 위해 개발을 계속해야 한다”며 기업 쪽의 편을 들어주고 말았다. 수치는 이날 주민들을 만나 “광산이 문을 닫는 게 주민들에게 이롭지 않다. 우리가 약속을 어기면 세계인들은 미얀마를 믿지 못할 국가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수치에 대한 존경심과 그가 내린 결정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현지 주민 산다르는 “우리는 어머니 수치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게 군의 기업을 두려워해서인지, 우리를 사랑하지 않아서인지 모르겠다. 그가 우리에게 연민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지지통신>도 “주민 2500명 정도가 ‘수치는 필요 없다. 보고서도, 조사위원회도 필요 없다’는 구호를 외쳤다”고 보도했다. 물론 이 모든 소동은 지난해 4월 국회에 입성한 뒤 ‘반체제 인사’에서 현실 정치인이 된 수치가 겪어야 할 통과의례라는 의견도 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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