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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아사히신문’ 창사 이래 최대 위기

등록 2014-09-11 23:05

일본 뒤흔든 특종들 오보로 확인되는 등
보도 신뢰성 회복하기 힘든 내상 입어
한때 ‘일본의 양심’이라 불렸던 <아사히신문>이 창사 이래 가장 큰 신뢰의 위기에 빠졌다. 일본 사회를 뒤흔든 굵직한 특종이 오보로 확인되는 등 보도의 신뢰성에 회복하기 힘든 큰 내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기무라 다다카즈 아사히신문 사장은 1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5월20일치 1면으로 보도했던 ‘요시다 조서’ 관련 기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요시다 조서란 2011년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의 소장이었던 요시다 마사오(지난해 7월 사망)가 정부 조사위원회에 28시간에 걸쳐 진술한 400쪽 분량의 인터뷰 기록을 뜻한다.

신문은 지난 5월 그동안 일본 정부가 비공개해왔던 요시다 조서를 독자적으로 입수해 “동일본 대지진 4일 뒤인 2011년 3월15일 오전 후쿠시마 제1원전에 있었던 도쿄전력 직원의 80%인 650명이 요시다 소장의 대기명령을 위반하고 10km 남쪽인 후쿠시마 제2원전으로 도망갔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도쿄전력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폭로한 이 보도로 인해 일본 사회엔 적잖은 파문이 일었다.

그러나 이후 별도로 조서를 입수한 <산케이신문>, <요미우리신문> 등이 <아사히신문>의 요시다 조서 보도가 허위라고 폭로하는 반박 기사를 내보내며 조서 내용의 진위 논란이 끊이지 않아왔다. 결국 일본 정부가 이날 내각관방 홈페이지에 조서 전문을 공개하며 <아사히신문>의 보도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앞서 <아사히신문>은 지난달 5일 조선인 여성들이 사냥을 당하듯 위안부로 강제연행됐음을 보여주는 증언으로 보도했던 일본인 요시다 세이지(2000년 사망)의 증언이 “허위라고 판단했다”며 관련 기사를 취소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아사히신문>에 대한 일본 보수세력의 총공격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벌어진 두번째 참사로 신문의 신뢰성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무라 사장은 침통한 얼굴로 독자들과 도쿄전력 관계자들에게 사죄의 뜻을 밝힌 뒤 보도 부분의 책임자인 스기우라 노부유키 편집국장을 직위해제하고, 신문의 개혁과 재생을 위한 대책을 마련한 뒤 자신도 퇴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오후 인터넷에 게재한 긴급 기사에서 “(이날 공개된 조서의 전문을 확인한 결과) 도쿄전력 직원들이 “명령 위반으로 도망갔다”는 기술을 뒷받침할 만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도쿄전력 직원들이 요시다 소장의 명령을 알면서도 제1원전에서 도망갔다는 인상을 주는 잘못된 기사”라고 오보를 인정했다. 신문은 또 이 같은 불상사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취재를 담당한 기자들이 조서 내용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범했고, 취재원을 보호하기 위해 소수의 기자들만 정보를 공유해 체크 기능이 충분히 움직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앞으로 ‘신뢰 회복과 재생을 위한 위원회’를 만들어 취재·보도 과정에서 지적된 여러 문제들을 받아들여 독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검토해 앞으로 지면에 반영해 걸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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