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스리랑카 테러를 일으킨 ‘내셔널 타우히트 자마트’(NTJ)의 지도자로 알려진 모하메드 자흐란. 페이스북 갈무리
뉴질랜드와 프랑스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가 테러와 극단주의를 조장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합의를 도출하려고 5월 중순 파리에서 국제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24일 성명을 내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공동의장을 맡아 다음달 15일 파리에서 세계 지도자들 및 기술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소셜미디어가 테러리즘과 극단적 폭력을 조직하고 촉진하는 것을 끝내기 위한 ‘크리이스트처치 선언’에 서약할 것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페이스북 같은 기술 플랫폼이 테러리즘의 도구로 왜곡되지 않고 극단주의에 맞서는 글로벌 솔루션의 일부가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만남은 정부와 기술기업들 간의 단결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스콧 모리슨 오스트레일리아 총리도 6월 말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의장국인 일본에 요청했한 바 있다.
뉴질랜드가 이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것은 지난달 15일 50명의 목숨을 앗아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테러의 범인이 헬멧에 카메라를 단 채 페이스북을 통해 학살 실황을 생중계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 27억명이 사용하는 강력한 소통 수단인 페이스북이 극단적 폭력과 증오의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그러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30일 <워싱턴 포스트> 기고에서 “각국 정부가 나서 ‘공적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정부와 규제 당국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크라이스트처치 테러뿐 아니라 21일 발생한 스리랑카 테러에 관해서도 소셜미디어의 부작용이 거론된다. 스리랑카 정부는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내셔널 타우히트 자마트’의 지도자 모하메드 자흐란을 주모자로 지목했는데, 그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불교·기독교·힌두교를 없애야 할 종교라고 주장하며 이슬람국가(IS)의 사상을 전파해 왔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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