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진 지역별 피해 현황
[참혹한 비극의 현장] 베이촨중학교 1000여명 매몰…학부모들 오열
두장옌시 초등교 무너져 420명중 320명 숨져
진앙지 원촨현 주민 6만여명은 연락두절 상태
두장옌시 초등교 무너져 420명중 320명 숨져
진앙지 원촨현 주민 6만여명은 연락두절 상태
쓰촨성 대지진의 직격타를 맞은 쓰촨성 베이촨현은 콘크리트 더미에 묻힌 유적지를 방불케 한다.
건물의 80%가 붕괴된 이곳에선 구조를 요청하는 이들의 비명과 사망자 가족들의 오열이 뒤섞인 거대한 참극이 펼쳐지고 있다. 운 좋게 재앙을 피해 살아남은 주민들은 밤새 밀려드는 어둠과 추위에 떨면서 생사가 갈리는 공포에 떨고 있다.
도심에서 4㎞ 정도 떨어진 산골에 자리 잡은 베이촨중학교에 지진이 닥친 것은 12일 오후였다. 6~7층짜리 건물이 폭격을 맞은 듯 순식간에 무너져내렸다. 21개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던 1000여명의 학생들은 영문도 모른 채 건물 더미에 묻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일부 학생들이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지만, 대부분 학생은 폐허에 그대로 매장됐다고 전했다.
구조대를 맞은 것은 곳곳에 널린 참혹한 죽음의 현장이었다. 1000여명의 무장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6~7층 높이의 건물이 고작 어른 한 사람 크기에 불과한 상태로 무너져 있었다. 교실은 물론, 행정실과 기숙사도 비슷한 높이로 주저앉아 있었다. 건물 더미에선 엿가락처럼 휜 철근 사이로 콘크리트 먼지가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운동장 한켠엔 사망자의 주검이 비닐에 쌓인 채 놓여 있었다. 무장경찰들이 12~13살 여자 어린이를 구했지만, 거의 숨이 넘어가고 있었다. 건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하체가 쓸려나갔는지, 상반신만 남은 여자 어린이의 모습에 구조대원들은 말을 잃었다. 목숨을 구한 한 학생은 “많은 친구들이 저 밑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며 “그들에겐 당장 음식과 물이 필요하다”고 울먹였다.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폐허 앞에서 통곡했다. 한 부모는 “집이나 다른 재산은 모두 잃어도 괜찮으니 제발 아이들이 무사하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13일 새벽부터 비가 내리자 구조대원들은 건물 더미에 묻힌 생존자들에게 이불을 덮어줬다. 베이촨현에선 지진과 산사태로 대부분의 건물이 무너져 50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생존자들을 맞은 멘양시의 병원은 전쟁터에 차려진 응급실을 방불케 했다. 12일 밤부터 끊임없이 부상자가 실려오는 바람에 애초 입원해 있던 환자들은 안마당에 설치된 천막으로 옮겨졌다. 베이촨현에서 후송된 한 공무원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회의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며 “잔해더미를 손으로 파헤쳐 밖으로 기어나왔다”고 말했다.
베이촨현의 남동쪽에 있는 두장옌시도 상당수 주택과 학교가 무너져 폐허가 됐다. 생존자들은 도시 전체에 전기가 끊겨 밤새 어둠과 추위에 떨었다. 텐트에서 비를 피한 채 자고 있던 한 여성은 “9살짜리 아이가 학교에 간 채 연락이 없다”며 울먹였다. 13일 아침 7시가 지나자 거리엔 버스를 타고 시내를 빠져나가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두장옌시에선 샹허초등학교 건물이 붕괴돼 전교생 420명 가운데 320명이 숨졌다. 사망자들 가운데 일부는 건물에서 떨어진 철재와 콘크리트 조각에 맞아 변을 당했다. 목격자들은 이들의 몸은 유혈로 낭자했다고 전했다. 학생 900명이 수업을 받다 매몰된 주위안중학교에선 아직도 대다수 학생들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진앙지인 원촨현에선 주민 6만여명의 소재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허비아오 쓰촨성 아바현 티베트자치주 부비서장은 13일 “잉슈와 싼장, 쉬안커우, 우룽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 6만명의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며 “이들의 안위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졸지에 집을 잃은 원촨현 주민 3만여명은 거리에서 비를 맞으며 밤을 보냈다. [관련기사]
▶ 끊이지않는 재앙 ‘민심 흉흉’
▶ ‘지진 대참사’ 중국 사회·경제 강타
▶ 유라시아-인도판 경계 가까워…100년새 8차례 강진
▶ 중국 쓰촨성 강진, 교민 인명피해 아직까지 없어
▶ 중국 정부 “올림픽 경기장은 안전”
청두/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두장옌시에선 샹허초등학교 건물이 붕괴돼 전교생 420명 가운데 320명이 숨졌다. 사망자들 가운데 일부는 건물에서 떨어진 철재와 콘크리트 조각에 맞아 변을 당했다. 목격자들은 이들의 몸은 유혈로 낭자했다고 전했다. 학생 900명이 수업을 받다 매몰된 주위안중학교에선 아직도 대다수 학생들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생존자 수색 중국 쓰촨성 남서쪽 두장옌에서 수색대원들이 13일 전날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사이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다. 두장옌/AFP 연합
진앙지인 원촨현에선 주민 6만여명의 소재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허비아오 쓰촨성 아바현 티베트자치주 부비서장은 13일 “잉슈와 싼장, 쉬안커우, 우룽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 6만명의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며 “이들의 안위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졸지에 집을 잃은 원촨현 주민 3만여명은 거리에서 비를 맞으며 밤을 보냈다. [관련기사]
▶ 끊이지않는 재앙 ‘민심 흉흉’
▶ ‘지진 대참사’ 중국 사회·경제 강타
▶ 유라시아-인도판 경계 가까워…100년새 8차례 강진
▶ 중국 쓰촨성 강진, 교민 인명피해 아직까지 없어
▶ 중국 정부 “올림픽 경기장은 안전”
청두/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