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비나이다중국 서부 시안에서 도교 신자들이 지난 10일 ‘재물의 신’ 생일에 거대한 향불을 피우고 있다. 중국은 올해 소비확대 등을 위해 4조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놨다. 시안/AFP 연합
[세계경제 긴급점검]
‘봄기운’ 감지속 수출 감소 불안도
‘봄기운’ 감지속 수출 감소 불안도
“중국 경제가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의 중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봄꽃처럼 피어나고 있다. 지난 10일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차 타이 파타야를 찾은 그는 “중국의 1분기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가장 먼저 금융 위기에서 탈출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던 미래형이 현재형으로 바뀐 것이다. 중국 경제의 ‘상춘곡’은 각종 지표에서 확인된다. 중국의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는 지난달 52.4를 기록해 4개월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경기선행지수도 지난해 12월 이후 지난달까지 줄곧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시장에도 봄기운이 완연하다. 중국의 주가는 올 들어 30% 넘게 치솟았다. 은행의 신규대출도 지난달 1조8900억위안(366조원)에 이르러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의 회복세는 정부의 강력한 내수 진작책이 먹혀들고 있다는 징표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내수 제품인 자동차의 경우 지난달 판매대수가 사상 최대인 111만대를 기록해 3개월 연속 미국의 판매대수를 추월했다. 마틴 펠트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중국은 위기 상황을 벗어날 첫번째 국가가 될 것”이라며 “2010년에는 새로운 성장단계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중국이 하반기엔 경기 침체에서 탈출할 것 같다고 최근 전망했다. 그러나 아직 찬바람이 가시지 않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중국 경제의 40%를 차지하는 수출전선이 여전히 얼음에 덮혀 있다. 중국의 지난달 수출은 902억9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17.1% 감소했다. 3개월째 감소율이 두자릿수에 이른다. 물가가 하락하고 전력 사용량이 줄고 있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중국 정부도 최근 추가부양책을 검토하는 등 회복 기미를 굳히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증권보>는 “각종 경제지표가 경기바닥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외환경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의 경기 회복을 확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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