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의 영유권을 둘러싼 일본과 중국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인 활동가들이 22일 센카쿠열도를 항의방문하기 위해 홍콩항구에서 정박중인 어선에 승선했다. 홍콩/AP 연합뉴스
‘센카쿠 갈등’ 악화되는 중-일
일본 수출·여행 제한 맞물려 사태추이 촉각
원자바오 총리 “선장 석방 안하면 추가 조처”
일본 수출·여행 제한 맞물려 사태추이 촉각
원자바오 총리 “선장 석방 안하면 추가 조처”
중국이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갈등을 놓고 일본에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최고위층까지 나서 경고하는 한편 수출과 일본 여행 제한 움직임 등 온갖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21일(현지시각) 재미 중국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이 억류중인 중국 어선 선장을 무조건 즉각 석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일본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중국은 추가 조처를 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지난 7일 일본의 중국 어선 나포 이후 중국 최고위층이 직접 처음으로 견해를 밝힌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센고쿠 요시토 관방장관은 22일 양국 갈등을 진화하기 위해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고위급 회담을 열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지만, 이날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선장 석방을 요구하는 입장만 재확인하며 일본의 제안을 거부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3일 일본인 4명이 중국 허베이성의 군사지역에서 중국 당국의 허가 없이 불법 비디오 촬영을 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현지 공안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허베이성의 성도 스자좡의 공안당국은 “이들이 ‘불법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조처를 취했으며 현재 심문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공안당국은 이들의 신원과 체포 당시 상황 등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은 지난 19일 일본과의 고위급 교류를 전면 중단한 데 이어 ‘경제적 제재’를 가동하는 모양새다.
중국 베이징시 관광 당국은 21일 여행사 관계자들의 회의에서 일본 여행 광고나 선전을 하지 말라며 일본 여행 자제를 요구했다. 중국 관광객 특수를 기대해 온 일본 관광업계를 겨냥해 압박에 나선 것이다. 대형 여행사인 선저우여행사 관계자는 홍콩 <문회보>에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되는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일본 여행이 최고 성수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일본 여행을 취소하는 고객이 많아 일부 상품을 취소시켰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중국이 선장 석방을 위한 압박책으로 다음달부터 각종 첨단제품의 필수 재료인 희토류 금속의 일본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고 23일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 상무부 관계자는 이를 부인했다. 일본은 희토류 전량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중국 항저우시 당국이 21일 일본 도요타자동차금융 중국법인이 자동차 딜러들에게 리베이트를 줘 시중금리보다 높은 자사 할부금융을 권장하도록 했다며 14만위안의 벌금을 부과한 것도 이번 갈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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