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융딩 교수 “구조조정 필요” 관영매체 이례적 비판글 게재
“중국은 지금 당장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많은 나라들이 중국의 역사적인 부상을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이때, 중국인들은 스스로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가 현재 중국이 놓인 현실을 통렬하게 지적한 글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위원을 지낸 위융딩 중국 사회과학원 교수는 23일치 관영 <차이나데일리> 기고에서 “혁신은 부족하고, 기술발전 속도는 느리며 사회적 갈등은 여전한 때에 성장을 이어가려면 고통스런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중국은 구조조정을 서두르지 않으면 경제성장의 모멘텀이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는 중요한 시점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혁신의 부족을 중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꼽으며 “올해 중국에서 생산된 차는 1700만대지만 그 중에 중국 업체가 자체 개발한 모델은 무시할 만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관 주도의 비효율적인 투자, 부동산 과열, 환경오염, 빈부격차 등을 꼽으며 “역사적으로 중진국이 됐다가 저소득 국가로 추락하고 만 예는 셀 수 없이 많다”고 우려했다.
위융딩 교수는 또 “현재 중국 대중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부자와 힘 있는 자들의 자본주의’”라며 “(권력과 금력의) 이런 결합을 깨는 것이 2011년과 그 이후 중국 리더십이 맞닥뜨린 가장 큰 과제”라며 정치개혁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서구 언론들은 중국의 관영 매체가 이런 수위의 비판 글을 싣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글을 쓴 위융딩은 중국 내에서 매우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라며 “그의 매서운 비판은 2012년으로 예고된 권력교체를 앞둔 시점에서 중국 정책 결정자들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는 치열한 논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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