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자유무역 필요성 첫 언급
더큰 개방 정책으로 가닥 시사
“아시아서 미 견제의도” 시각도
더큰 개방 정책으로 가닥 시사
“아시아서 미 견제의도” 시각도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중국 최고지도부 가운데 처음으로 미-중 자유무역협정(FTA)의 가능성에 대해 입을 열었다.
원 총리는 19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미국 기업 경영자들과 만나 “중국과 미국 사이의 무역 관계는 상시적인 마찰을 겪고 있다”며 “두 나라 사이에 자유무역협정을 맺을 시기가 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미국 <블룸버그뉴스>가 베이징발로 보도했다. 이날 모임에는 모리스 행크 그린버그 전 에이아이지(AIG) 최고영영자(CEO) 등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원 총리 발언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맥락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 최고지도부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뒤 아세안·싱가포르·홍콩·마카오·대만 등과 10개의 자유무역협정 또는 그에 준하는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등을 체결하는 등 중국 중심의 아시아 경제권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최근 동북아에서는 한국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고, 일본은 중국을 배제한 채 미국 주도로 진행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중국 없는 경제 통합’ 움직임이 진행되는 중이다.
원 총리의 이번 발언은 동북아에서 벌어지는 최근 움직임에 대해 중국 정부가 ‘대결’ 보다는, ‘더 큰 개방’ 쪽으로 방향을 잡았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1월 이명박 대통령의 방중 때, 한-중 자유무역협정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해 한국 정부의 동의를 끌어냈고, 일본과도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희망하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도 원 총리의 이번 발언에 대해 “일단 미국과의 무역 마찰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을 견제하는 속셈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중국 지도부의 속내를 드러내듯 지난 17일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중·미 두 나라 경제는 상호 보완적인 측면이 크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마찰을 줄이고 양국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자유무역협정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는 웨이장궈 전 중국 상무부 부부장의 주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중 두 나라의 경제 구조와 관행이 너무 달라, 협정이 가시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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