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지난달 하얼빈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개관한 데 이어, 시안에 자리하고 있던 광복군의 시설에 안내 표지판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4일 한·중 관계 소식통의 말을 따서 “중국 산시성 시안시가 옛 일본군에 저항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군사거점이 있던 사실을 알리는 안내판을 설치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6월29일 시안에서 자오정융 당서기 등을 만나 광복군 유적지 표지석 설치 작업의 허가를 요청했다.
중국 정부가 안내판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 시설은 시안시 창안구 두취진에 있던 광복군 2지대 본부인 것으로 추정된다. 광복군 2지대는 1942년 4월 초기 편성된 1·2·5지대를 합쳐 재편된 조직이다. 애초 2지대는 시안 시내 광복군 총사령부와 함께 있다가 1942년 9월 광복군 총사령부가 충칭으로 이전한 뒤 두취진으로 옮겼다. 독립기념관의 국외독립운동사적지 자료를 보면, 제2지대가 사용한 당시 건물은 없어지고 양곡창고가 들어서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21일 중국을 방문한 한국 의원단에게 “박 대통령과는 지난해 중·한 관계의 미래를 함께 그려 하나씩 하나씩 열매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런 사실을 중국이 역사 문제 등을 이용해 일본을 상대로 한 ‘포위망 외교’를 펴는 사례의 하나로 해석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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