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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IT 3사, 민간 넘어 공공부문까지 힐끔

등록 2015-07-05 20:47

바이두·알리바바·텅쉰 영향력 급신장
이미 준국영기업화…정부 통제 변수
중국의 3대 정보기술 공룡기업인 ‘비에이티’(BAT·바이두, 알리바바, 텅쉰)가 중국의 ‘권력 지도’를 바꾸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여전히 인민들을 장악하고 있지만 중국의 정보기술 기업들이 소비생활은 물론 투자, 여행, 오락에서 사교에 이르기까지 생활과 밀접한 부분에서는 더 큰 영향력을 가지고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중국인들은 이전에는 국영은행에 들러 수도, 전기, 인터넷 요금이나 집세를 송금했다. 그러나 이제 상당수 중국인들은 알리페이(즈푸바오)로 처리한다. 알리바바의 온라인 결제수단인 알리페이는 2013년 7월부터 2014년 6월말까지 1년 새 7780억달러를 처리했다. 이는 미국 ‘페이팔’의 3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지난해 7월 기준 알리페이의 등록자는 8억명이 넘었다. 이는 13억 인구 중 8700만명의 당원을 가진 중국 공산당도 따라갈 수 없는 독점적인 지위다. 알리바바를 창립한 마윈은 10년 전 자사의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타오바오를 위해 이 결제시스템을 만들었다. 알리페이의 결제시스템은 소비자가 결제대금을 예치했다가 물건이 도착하면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베이징의 투자자문회사인 아이리서치의 통계를 보면, 알리바바는 중국 전자상거래의 80%를 차지한다.

<중국의 전복자들>의 저자 에드워드 체는 “창업가 정신을 가진 비즈니스 리더 그룹의 대부분은 정부의 후원이나 관여가 없는 조건에서 사업을 일으켜 자기 사업 영역에서 거대한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인터넷은 아직 검열 아래 있지만, 한편으로 민간기업과 시장의 힘이 경제의 다양한 영역에 미치게 하면서 국유기업의 힘을 약화시키고 있다.

중국에서 민간부문은 이미 국영기업을 추월했다. 에드워드 체는 “민영기업은 이미 국민총생산의 4분의 3을 차지하며, 2013년에 중국은 민영기업 1200만개와 가정경영기업 4200만개, 그리고 단지 국영기업 230만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민영기업인 텅쉰의 ‘디디다처’와 같은 택시호출 앱은 이전에 정부가 가격을 정하던 영역을 시장으로 끌어왔다. 그들은 당국과 지방택시업계의 독점이윤을 위협했고, 이 때문에 택시기사들의 항의 시위를 유발했다.

예금 금리 등 국가가 관장하는 금융 영역에도 비에이티는 진출했다. 알리바바는 2013년 6월 온라인 금융상품 ‘위어바오’를 내놓으며 중국 금융시장을 놀라게 했다. 쓰고 남은 알리페이를 활용하게 하는 초단기공사채형 금융상품인 위어바오는 출시 1년 만에 약 6000억위안의 시중 자금을 끌어들였다. 비결은 금리에 있는데, 중국 일반은행의 예금 금리인 3%대의 두배에 이르는 연 6%대 금리를 제공한다. 중국 국유은행은 금융당국의 수신금리 제한을 받지만 민간기업인 알리바바는 자체적으로 금리를 책정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점진적인 금융자유화를 원하는 중국 정부는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이런 영업을 허용했다.

하지만 비에이티도 아직은 정부가 인터넷을 철저히 통제하는 ‘만리장성 방화벽’ 뒤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정부와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정부가 관련 규제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정도로 ‘준국영기업’처럼 행동한다. 리커창 총리가 올해 3월 발표한 전자상거래 전략은 처음에 마화텅 텅쉰 회장의 구상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의 관계가 항상 원만한 것은 아니다. 최근 중국 공상총국이 타오바오에서 범람하는 위조 상품에 대해 알리바바를 비판하자, 알리바바는 정부가 회사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맞섰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기업에 정말 타격을 주려고 한다면 여러가지 수단이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중국 인민은행은 알리바바와 텅쉰이 발행한 가상 신용카드를 한때 정지시켰다. 그러나 비에이티 등이 일상에 더 밀접하게 녹아든다면 정부가 무턱대고 통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보도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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