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3류수준 국가면 한국은 몇류인가?”
최근 한국 보수매체들의 중국 비판에 대해 거칠게 반박한 <환구시보> 7일치 사설 제목이다. 최근 들어 양국 언론이 자국 국민들의 감정을 자극하면서 상대국에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는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이 사설은 <조선일보>가 지난 3일 ‘중국 의존도 못 줄이면 한국 얕보는 횡포 계속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대국이지만 삼류에 불과한 국가 수준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런 이웃을 둔 것이 우리의 숙명”이라고 한 대목을 들어 불쾌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한국은 몇류인가? 1류인가, 아니면 2류인가? 조선일보 편집국은 아마 자기 국가가 중국보다 더 고귀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 한국은 1945년 이전엔 일본 식민지였고, 그 이후엔 미국 식민지 비슷하게 되어, 여전히 몇만 미국 주둔군이 있다. 중국의 류샤오보(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라는 작가가 ‘식민지 기간이 길수록 좋다’는 관점으로 유명한데, 조선일보도 그래서 오만한가?”
이 사설은 <중앙일보>가 지난 6일 ‘중국의 사드 보복에 지혜롭고 끈질기게 대처해야’라는
사설에서 “중국은 이제 한반도와 동아시아를 넘어 전세계에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한 데 대해서도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반대로 중국은 한국 상대 무역수지 적자가 큰 나라이고, 조선(북) 제재 문제에서 안보리 결의를 엄격히 집행한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위기 전 중국은 한국 이익을 해치는 어떤 일도 하지 않았고, 줄곧 한류의 최대 팬이었다. 또 중국은 30년 가까이 외국을 목표로 총포를 사용한 적이 없는데, 오히려 한국 해경은 끊임없이 중국 어선에 기관총을 발사한다.”
이 사설은 한국산 물품에 대한 제재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한국은 중국 국가 안보에 엄중한 손해를 주려는 환경인데, 보복을 받지 않고 베이징에서 단지 점잖고 예의바른 권고만 있기를 바라는 것 같은데, 이것이 국제정치의 로직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영문 <코리아타임스>가 지난 4일
사설에서 “중국은 종종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갖고 싶은 것을 얻겠다는 버릇없는 아이처럼 군다”고 한 것을 들어, “한국 자신에게 보여주는 자화상이 분명하다”고 비꼬았다.
이 사설은 “한국 주류 매체들이 중국에 보여주는 태도를 중국인들은 알아야 한다. 그리고 소털같이 많은 동영상들처럼 웃어넘기면 된다”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서는, “한국 스스로 중-미-러의 대국게임에 경솔하게 뛰어든 것으로, 한국의 미래에 깊은 영향을 주게 될 중대한 선택을 했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는 경고성 주장을 내놓았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