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중국 장쑤성 렌윈강에서 한 주민이 문 닫힌 롯데마트를 바라보고 있다. 렌윈강/연합뉴스
중국 내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반감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 대한 불매운동은 지나치다는 반론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중국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9일치 기획기사에서 “이 같은(민족주의가 관여된) 갈등이 생길 때마다, 사람들은 한쪽을 택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며 일부 중국인들의 불편한 심경을 소개했다. 블로거 왕우쓰는 최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신(위챗)에 한국 상품 판매 중단을 선언한 화장품 판매 블로거 아야와와의 한국 상품 불매운동을 겨냥해, “불매운동을 하려면 갖고 있는 걸 모두 소각해보라!”라며 “중국에서 나가라거나 불매운동을 하자거나 하는 건 한 차례 제스처일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신들이 애국을 이야기하면서 케이에프시(KFC)에 가지 말고 일본 음식을 먹지 말라 하는데, 그렇게 불매운동을 해서 어느 나라 경제가 무너진 적이 있느냐”라고 항의했다.
중국 언론인인 자오링민은 <파이낸셜타임스 중문판> 기고에서 “이 모든 일은 북한 때문이고, 미국이 한국을 이용해 목적을 이룬 것”이라며 “중국이 롯데에 불매운동을 할 순 있지만, 모든 분노와 불만을 이 모든 일의 가장 약한 자에게 퍼부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자오는 최근 중국이 북핵 문제가 북-미 갈등 때문이란 입장만 내세우는 데 대해서도, “북한과 미국의 책임만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중국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글로벌타임스>의 해당 기사도 관련 사진과 더불어 2개면을 할애한 분량이었지만, 위의 ‘반론’은 전체 분량의 28.2%(1497단어 중 422개)에 지나지 않았다. 나머지는 한국 상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현황에 대한 설명이었다. 이 기사에서는 아야와와와 온라인쇼핑몰 쥐메이가 한국 상품을 거래하지 않기로 한 결정 외에도, 막대과자로 유명한 웨이룽 등 한국산 불매운동에 동참한 업체들과 인터넷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한’ 열풍을 다뤘다.
한편, 중국한인회는 이날 성명을 내어 “중국에 거주하는 교민들은 사드배치 결정으로 인해 생사존망의 기로에 처해 있다. 교민이 느끼는 공포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정부의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조치와 즉각적인 행동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10일에는 엘지생활건강의 항저우 화장품 공장이 최근 당국의 소방점검을 받아 가동중단 조처를 받았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나왔으나, 엘지 쪽은 “소방안전관리 점검을 받은건 맞지만 가동중지를 통보받은 바는 없으며, 베이징 생활용품 공장은 소방점검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