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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사드 반대’ 잦아들지 않는다

등록 2017-03-13 16:36수정 2017-03-13 22:08

일각에선 박근혜 탄핵 뒤 수위조절 관측도
13일 손님이 끊어진 중국 상하이 롯데마트의 모습. 롯데가 지난달 말 성주골프장을 정부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로 제공한 뒤 중국의 롯데마트 99곳 중 55곳이 영업정지를 당했다. 상하이/AFP 연합뉴스
13일 손님이 끊어진 중국 상하이 롯데마트의 모습. 롯데가 지난달 말 성주골프장을 정부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로 제공한 뒤 중국의 롯데마트 99곳 중 55곳이 영업정지를 당했다. 상하이/AFP 연합뉴스
“저희 영업장 특성상 기존 단골들은 계속 오지만, 새로 오는 손님은 더이상 없습니다. 한국 업체라는 걸 알고는 안 오는 거죠.”

중국 베이징 시내 한 한국계 미용업소 헤어디자이너 ㅅ아무개씨는 12일 이렇게 말했다. 이 업소는 원장만 한국인일뿐 나머지 직원들은 모두 중국인이지만,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한국 배치가 속도를 내면서 ‘사드 보복’ 화살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사회의 격한 여론은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 이후에도 잦아들 기미가 안 보인다.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등에서 ‘롯데’를 검색하면 판매대에서 롯데 상품을 치워버리는 동영상이나, 롯데와 한국상품 불매운동 촉구 게시물이 쉽게 눈에 띈다. 지난주 중국 내 롯데슈퍼마켓 99곳 가운데 55곳이 영업정지를 당한 가운데, 롯데 사업장에 대한 추가 처분은 더이상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영업정지 기간이 한달에 이르러 현수준 만으로도 피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롯데 외 다른 한국업체들에 대해서도 소방·안전 점검 등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교민들도 여전히 ‘공포감’에 시달리고 있다. 산악동호회 회원인 ㅈ아무개씨는 “평소 주말 등산 뒤 중국 식당에 갔는데, 지난 주말엔 혹시 시비가 붙을까봐 한국 식당으로 갔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헌재의 박 전 대통령 파면 결정 뒤 중국 당국이 수위를 조절한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지난 11일 베이징 한국대사관과 한국인 밀집지역 왕징의 롯데마트 앞에서 예정됐던 시위가 경비 강화로 열리지 않았다는 게 주요 근거다. 그러나 대사관 쪽은 13일 “시위 동향이 구체적으로 있었던 게 아니었고, 경비 강화도 15일까지 열리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때문일 수 있다는 풀이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환구시보>는 한·중·일 크루즈관광에 나선 3천여명의 중국인들이 지난 12일 제주도에서 하선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애국적 행동이며 방식 또한 문명적”이라며 13일 극찬했다. 신문은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갈지 안갈지는 개인자유이며, 정부가 방향을 정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드 반대 행위는 평온하고 질서있게 이뤄져야 한다”며 “한국의 국격과 한국인의 인격을 모욕하는 방향으로 가면 안되며, 사드 대응을 ‘일상화’해 생활의 일부분이 되게 하고, 한국이 조용히 대가를 치르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차분하면서도 끈질기게, 무엇보다 정부가 아무 언급 않더라도, 자발적으로 ‘보복 조처’를 지속하라는 지침 제시처럼 비춰진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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