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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홍콩선 “선거 연기한 정부, 부끄러울 줄 알라”

등록 2020-09-06 19:21수정 2020-09-07 01:30

입법회 선거 예정일, 홍콩 시민 거리로
중무장 진압경찰 2천명 시위 원천봉쇄
“광복홍콩, 시대혁명” 구호 재등장
입법회 의원 선거 연기와 홍콩보안법 시행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진 6일 오후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스프레이 총을 겨누고 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입법회 의원 선거 연기와 홍콩보안법 시행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진 6일 오후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스프레이 총을 겨누고 있다. 홍콩/로이터 연합뉴스

홍콩 입법회 선거가 예정됐던 6일 오후 카오룽 반도 중심가에선 긴장감이 감돌았다. ‘야우침몽’(카오룽 반도를 종단하는 네이선 로드를 따라 북쪽 몽콩에서 야우마테이를 거쳐 남쪽 침사추이로 이어지는 중심가)에서 선거 연기와 홍콩판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자는 제안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번진 탓이다. 경찰은 중무장한 진압병력 2천명과 물대포·장갑차 등을 동원해 ‘오후 2시30분’으로 예고된 시위를 원천 봉쇄하고 나섰다.

<핑궈일보>와 <나우뉴스> 등 홍콩 매체의 페이스북 생중계 화면을 보면, 경찰은 이날 오후 지하철역 출입구 주변에 주황색 진입 금지선을 설치하고 삼엄한 경계에 나섰다.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을 상대로 불심검문도 벌였다. 그럼에도 시위 예정시간이 되자 지하철 조던역 주변에선 “광복홍콩, 시대혁명” 등의 구호가 터져 나왔다. 홍콩보안법에 따라 사용이 금지된 구호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조던 역 주변에 모인 시위대는 처음엔 소수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몽콕과 야우마테이 등지에서도 같은 구호를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입법회 의원을 지낸 렁쿽훙(64) 전 주석과 라파엘 웡 피고 챈 등 사회민주전선 활동가들은 조던 지역 이튼 호텔 앞에서 선거연기를 규탄하는 펼침막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그는 “투표할 권리를 원한다. 선거를 연기한 정부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방송>은 현장에서 이들을 포함해 30여명이 불법시위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6일 오후 입법회 의원 선거 연기와 홍콩보안법 시행 항의 시위에 나선 한 시민이 “투표는 권리다”라고 적은 종이상자를 몸에 두르고 있다. 홍콩/EPA 연합뉴스
6일 오후 입법회 의원 선거 연기와 홍콩보안법 시행 항의 시위에 나선 한 시민이 “투표는 권리다”라고 적은 종이상자를 몸에 두르고 있다. 홍콩/EPA 연합뉴스

애초 이날은 홍콩 제7대 입법회 의원 선거가 치러져야 하는 날이다. 하지만 캐리 람 행정장관은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지난 7월31일 비상대권을 발동해 선거를 1년 연기시켰다. 이어 중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회가 지난달 11일 현 6대 입법의원의 임기를 1년 연장시키는 방식으로 선거 연기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홍콩 야권과 시민사회에선 선거 연기에 대해 “패배를 우려한 친중파의 정치적 꼼수”라고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말 실시된 지방선거(구의원)에서 친중파 진영은 송환법 반대 시위 열기 속에 사상 처음으로 궤멸적 패배를 당한 바 있다.

앞서 홍콩 경찰은 이날 오전 홍콩섬 타이포 지역에서 정치운동단체 ‘인민역량’의 탐탁치(47) 부주석을 체포했다. 경찰은 그가 6월말부터 지난달까지 모두 29차례에 걸쳐 카오룽 반도 일대에서 거리 부스를 설치하고, 코로나19 상담을 내세워 ‘반역적인 언사’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보안법 위반이란 뜻이다.

이날 거리로 나선 시민 임아무개(63)는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선거를 한달 연기했다면 받아들일 수도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을 한곳에 모아 코로나19 전수검사는 실시하면서, 투표는 왜 못하게 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시위를 하는 게 아니다. 그저 거리를 걷는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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