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3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이끄는 의사와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옆에서는 아내 캐리가 최근 낳은 딸을 안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1년을 맞는 상황에서 브렉시트에 찬성표를 던진 영국인들의 42%가 부정적 평가를 내놨다.
<업저버>는 여론조사 업체 오피니엄에 의뢰한 조사에서 응답자들의 60% 이상이 브렉시트가 부정적 결과를 가져왔다는 응답을 내놨다고 25일 보도했다.
브렉시트에 찬성한 이들 중에서도 26%는 브렉시트가 예상했던 것보다 나쁜 결과로 이어졌다고 응답하고, 16%는 ‘안 좋은 결과를 예상했는데 실제 그렇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대표를 던진 이들 중에서는 86%가 브렉시트가 예상했던 것보다 나쁜 결과를 낳았다거나, 예상대로 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찬성-반대 진영을 통틀어 브렉시트의 결과가 예상보다 좋다고 평가한 이들은 14%에 그쳤다.
오피니엄의 애덤 드러먼드는 브렉시트가 영국에 좋다는 견해를 보이던 찬성파에서 부정적 평가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찬성자들 중 상당수가 이제는 브렉시트가 상황을 나쁘게 만들었거나, 적어도 그들이 기대한 것보다 안 좋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찬성파에서도 ‘결과가 좋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 그렇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7%에 불과했다. 드러먼드는 전체적으로 반대파는 브렉시트 실행 전 입장을 유지한 반면 찬성파는 시각이 분열됐다고 평가했다.
무역장벽 설치가 수입 식품 가격 상승 등으로 이어진 게 영국인들의 부정적 평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소규모 무역업자들을 중심으로 브렉시트로 인한 시간과 비용 부담 증가를 호소해왔다.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이 불가능해진 것도 부작용을 낳았다. 올 여름 영국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공급 차질이 발생한 상황에서 유럽연합 회원국 출신 트럭 기사들이 떠난 틈을 메우지 못해 슈퍼마켓 선반이 비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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