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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영국 여왕, 영면 위한 마지막 여정…추모와 식민지 냉소 공존

등록 2022-09-12 17:09수정 2022-09-13 14:11

11일 밸모럴성 떠나 14일 런던 도착
곳곳에서 시민 수천명 나와 추모 물결
인도, 케냐 등에선 “그 위한 공간 없다”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을 실은 운구차가 11일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을 떠나 에든버러 성 자일스 대성당에 진입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을 실은 운구차가 11일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을 떠나 에든버러 성 자일스 대성당에 진입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주검이 19일(현지시각) 장례식을 위해 스코틀랜드에서 런던까지 이동하는 긴 여정을 시작했다. 영국 시민들은 여왕의 마지막 행렬을 맞이하기 위해 곳곳에 마중 나와 애도를 표했지만, 과거 식민 지배를 당했던 국가에선 복잡한 반응이 나왔다.

8일 숨을 거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국장은 1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진다. 영국 정부는 그에 앞선 14일 오후 5시부터 장례식 당일 오전 6시 반까지 시민들이 이곳에 안치된 여왕의 주검 앞에서 애도의 뜻을 전할 수 있도록 안치소를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12일 이때 참고해야 할 ‘세부 지침’을 공개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 등 현지 언론들은 여왕에게 마지막 조의를 표하고자 하는 문상객들이 웨스트민스트에서 “줄을 길게 서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러 시간 동안 또는 밤을 새워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고 전했다. 또 인근 지역에서 버스나 지하철이 연착되거나 도로가 폐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웨스트민스터에 안치된 주검이 일반에 공개됐던 것은 200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모친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20만명 넘는 문상객이 몰렸었다. 1997년 다이애나비가 숨졌을 때는 무려 100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영국 언론들은 이번엔 그보다 서너배 많은 75만여명이 운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 정부는 국장 당일인 19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여왕의 주검은 11일 오전 10시께 요양하고 있던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을 떠나 약 280㎞ 떨어진 에든버러 홀리루드 궁전으로 약 6시간에 걸쳐 운구됐다. 화환으로 덮인 운구차 일곱 대의 행렬이 지나는 동안 시민 수천여명은 곳곳에 나와 도로를 지나는 여왕을 향해 손을 흔들며 서거를 애도했다. 이 여정에는 여정에는 여왕의 딸인 앤 공주가 함께했다.

11일 늦은 오후 훌리루드 궁전에 도착한 여왕의 주검은 12일 오후 2시45분께부터 에든버러의 성 자일스 대성당 옮겨진다.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가 이 행렬을 뒤따를 예정이다. 이후 오후 3시부터 왕실 일가가 참석한 가운데 장례 미사가 치러진다. 예배 이후 여왕의 관은 24시간 동안 대중에게 공개된 뒤 13일 영국 공군기에 실려 런던 버킹엄궁으로 옮겨진다. 14일부터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안치돼 일반 조문객들을 맞게 된다.

이 과정은 여왕의 서거 전 영국 왕실이 마련해놓은 대응 계획인 ‘유니콘 작전’에 따라 차분히 진행될 예정이다. 19일 국장이 치러진 뒤 여왕의 주검은 런던 인근 윈저성에 있는 성 조지 성당 지하 납골당에 지난해 별세한 남편 필립공과 함께 안치된다. 여왕의 장례식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 등 전 세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전망이다.

전세계에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지만, 과거 영국의 식민 지배를 당했던 인도, 아프리카 케냐 등에선 좀 더 복잡한 반응이 나왔다. <에이피>(AP) 통신은 여왕의 죽음을 계기로 대영제국의 식민주의와 노예제 등에 대한 비판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영박물관에 보관된 약탈된 유물 등 아직 식민지의 유산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여왕은 어두운 과거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영국 뉴델리에서 사업을 하는 디렌 싱은 통신에 “인도에서 오늘날 영국 여왕을 위한 공간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미향 노지원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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