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우크라이나군 헬리콥터 한 대가 서 있다. 로이터 연합늇
우크라이나군이 끝내 동부 돈바스 지역의 격전지였던 솔레다르에서 물러났다고 25일(현지시각) 인정했다. 전략 요충지 바흐무트를 점령하려는 러시아군의 공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군 동부사령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 군 병력을 보호하기 위해 솔레다르에서 철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솔레다르를 점령하기 위해 병력과 장비에서 엄청난 자원을 소모한 반면 우리군은 병력을 보존하고 포위당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지난주에 이미 솔레다르를 점령했다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이를 부인하며 여전히 공방 중이라고 반박해왔다. 러시아 내부에서는 러시아 국방부와 용병업체 바그너(와그너)그룹 사이에 공략 주도권을 놓고 다툼이 벌어진 곳이다. 러시아군의 솔레다르 점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전선에서 교착상태에 빠져 고전해온 러시아군이 오랜만에 맛보는 군사적 승리이다.
러시아군은 솔레다르를 완전히 확보한 만큼 이제 바흐무트 공략에 본격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바흐무트는 솔레다르에서 남서쪽으로 10㎞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으로, 돈바스 지역의 주요도시 슬로비얀스크와 크라마토르스크 등으로 나아가는 진격로에 위치한 전략 거점이다. 러시아는 지난 여름부터 바흐무트 공략을 위해 포탄을 퍼부으며 주변 지역을 점령하며 포위망을 좁혀왔다. 우크라이나군의 다른 관계자는 이날 “러시아군이 솔레다르 서쪽 지역인 파라스코비프카를 포함한 여러 곳에 무차별 포격을 가했다”며 “이로 인해 민간인 한 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이미 바흐무트 방향으로 압력을 높이고 있다. 그들은 압박 범위를 넓혀오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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