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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브렉시트 3년 만에 ‘대굴욕’…영국, 독일서 체코에도 밀렸다

등록 2023-02-04 20:32수정 2023-02-05 21:33

독일 5대 교역국서 사상 첫 10위권 밖으로
영 중앙은행, ‘예상보다 빠른 경제 손실’ 분석
2023년 1월 9일 영국 런던 도심에서 한 시민이 “브렉시트가 영국을 끝장냈다”고 쓴 손팻말과 유럽연합(EU) 국기를 들고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2023년 1월 9일 영국 런던 도심에서 한 시민이 “브렉시트가 영국을 끝장냈다”고 쓴 손팻말과 유럽연합(EU) 국기를 들고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2월1일(현지시각)로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브렉시트·BREXIT)한 지 꼭 3년을 맞았다. 브렉시트에 따른 영국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보다 빨리 큰 폭으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이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의 10대 교역국 지위에서도 탈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의 대외무역기관인 독일무역투자(GTAI)가 독일 연방통계청 자료를 분석해보니, 브렉시트 이후 3년간 영국이 독일의 대외무역에서 차지하는 경제적 중요성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독일 <데페아>(dpa) 통신이 4일 보도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경제적 의미가 대중적으로 인식된 데다 영국 자동차 산업의 열악한 상황이 겹치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영국이 2022년 독일의 10대 교역국 바깥으로 밀려났다는 것이다.

2022년 양국의 상품 교역은 명목상 전년 대비 14.1% 증가한 1110억 유로(약 150조 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독일과 체코의 무역이 16.4% 증가한 1129억 유로를 기록하면서 영국을 10위권 밖으로 밀어냈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전까지 영국은 독일의 무역 상대국 순위에서 5위를 차지하는 핵심 교역국이었으나, 브렉시트 협상이 이어지던 2018년 이후 꾸준히 순위가 떨어졌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발효를 하루 앞둔 2020년 1월31일 영국 런던의 의회 광장에서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시민들이 영국 국기를 머리에 꽂고 “우리의 자치”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지지 시위를 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발효를 하루 앞둔 2020년 1월31일 영국 런던의 의회 광장에서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시민들이 영국 국기를 머리에 꽂고 “우리의 자치”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지지 시위를 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양쪽의 서명과 비준을 거쳐 2020년 2월1일 정식 발효됐다. 이후 영국은 2021년 1월에 유럽연합과 관세 동맹을 맺고 유럽 단일 시장의 회원국 지위는 유지했지만, 새로운 관세와 다소 부담스러운 관료주의가 영국과 유럽연합 사이의 교역에 장애가 됐다.

독일무역투자는 “양국 사이의 교역 슬럼프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며 “브렉시트는 다층적인 면에서 교역 발달을 둔화시키고 있으며,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상업투자의 위축이 독일로부터의 산업재 수요를 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월 2일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브렉시트의 경제적 피해가 당초 우려보다 더 빨리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뉴스>는 이날 잉글랜드은행이 기준금리를 4.0%로 0.5%포인트 올리면서 영국 경제가 유럽연합(EU)과의 공식 통계보다 더 급격한 무역 감소와 줄어든 기업 투자로 방해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1월30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영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6%로 제시했다. 이는 주요 7개국(G7)을 포함해 주요 경제국 가운데 유일한 역성장 전망이어서 영국 경제에 더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조일준 선임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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