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회당 대통령 후보 여론조사 지지율
‘중도 성향’ 루아얄 지지 1위
내년 좌파집권 가능성 커
‘정통좌파와 거리감’ 우려도
내년 좌파집권 가능성 커
‘정통좌파와 거리감’ 우려도
내일 사회당 대선후보 1차 투표
내년 4월의 프랑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제1 야당인 사회당이 16일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당원 투표를 실시한다. 세골렌 루아얄(53) 의원과 도미니크 스트로스-칸(57) 전 재무장관, 로랑 파비위스(60) 전 총리가 삼파전을 벌이고 있다.
우파인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인기가 형편 없다는 걸 감안하면, 내년 대선에서 좌파의 집권 가능성이 매우 크다. 사회당 안에선 여성후보인 루아얄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고 있다. 이와 함께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루아얄의 대중적 인기는 정통 좌파에서 벗어난 참신한 정책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좌파 성향이 강한 프랑스 정계가 중도 쪽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참신한 정책 바람몰이= 12일 주간 <주르날 뒤 디망슈>는 ‘좌파 성향의 유권자’ 여론 조사에서 루아얄이 58%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고, 스트로스-칸은 32%, 파비위스는 9%에 그쳤다고 전했다. 사회당 대통령 후보를 선출할 20만명 당원의 성향이 일반 유권자들보다 더욱 좌파적이지만, 최근 나타나고 있는 루아얄의 대중 인기를 고려하면 그가 쉽게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경제학 교수 출신으로 재무장관까지 역임한 실용주의자 스트로스-칸이나, 1984년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때 37살의 나이로 최연소 총리에 올랐던 파비위스를 젖히고 루아얄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데는 그의 참신한 발상법이 한 몫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쟁쟁한 정통 사회주의자이다.
그는 비행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에게 군사교육을 실시할 것을 주장했다. 또 “교사들의 노동시간을 더 늘려야 한다”면서 사회당 집권기 최고 공적 중 하나인 주 35시간 노동제에 비판의 화살을 겨누었다. 네 아이를 키운 어머니라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가 대중의 인기에 영합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여론조사는 사회당의 세 대선 후보 가운데 오로지 그만이 여당의 유력 후보인 니콜라 사르코지(51) 내무장관과 겨룰 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 좌파의 고민= ‘좌파적 발상’에서 상당히 벗어난 루아얄이 사회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떠오르는 데서 프랑스 좌파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1980년대 보수당의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가 나라를 ‘오른쪽’으로 끌고갈 때, 사회당의 미테랑 대통령은 왼쪽으로 기수를 돌렸다. 그 결과 프랑스 교과서는 사회주의 이념으로 채워졌고, 주 35시간 노동제, 파업에 대한 관대한 문화, 노동권 보호를 위한 대학생의 거리 시위 등이 프랑스의 전형적인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프랑스 좌파 진영에서도 지나친 노동보호 정책은 프랑스를 세계화 흐름에 뒤지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으며, 루아얄의 인기는 이런 우려의 결과라는 것이다. 프랑스 정치평론가 도미니크 므와시는 “‘나는 모던하다, 나는 새롭다’라고 외치는 루아얄의 부상은 프랑스의 정치문화가 중도 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13일 전했다. 16일 전국 사회당 지부 4000곳에서 치러지는 1차 투표 결과는 17일 나올 예정이다. 여기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23일 1~2위가 결선 투표를 치른다. 격동하는 유럽 정치의 선두에 서온 프랑스의 좌파는 다시 십자로에 섰다. 이상수 기자 leess@hani.co.kr
프랑스 좌파의 고민= ‘좌파적 발상’에서 상당히 벗어난 루아얄이 사회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떠오르는 데서 프랑스 좌파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1980년대 보수당의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가 나라를 ‘오른쪽’으로 끌고갈 때, 사회당의 미테랑 대통령은 왼쪽으로 기수를 돌렸다. 그 결과 프랑스 교과서는 사회주의 이념으로 채워졌고, 주 35시간 노동제, 파업에 대한 관대한 문화, 노동권 보호를 위한 대학생의 거리 시위 등이 프랑스의 전형적인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프랑스 좌파 진영에서도 지나친 노동보호 정책은 프랑스를 세계화 흐름에 뒤지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으며, 루아얄의 인기는 이런 우려의 결과라는 것이다. 프랑스 정치평론가 도미니크 므와시는 “‘나는 모던하다, 나는 새롭다’라고 외치는 루아얄의 부상은 프랑스의 정치문화가 중도 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13일 전했다. 16일 전국 사회당 지부 4000곳에서 치러지는 1차 투표 결과는 17일 나올 예정이다. 여기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23일 1~2위가 결선 투표를 치른다. 격동하는 유럽 정치의 선두에 서온 프랑스의 좌파는 다시 십자로에 섰다. 이상수 기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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