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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미 동유럽 엠디 추진하면 핵 폐기협정 탈퇴할 수도”

등록 2007-02-16 17:13수정 2007-02-16 18:45

러, ‘중거리미사일 생산’ 으름장
러시아가 동유럽에 미사일방어(엠디) 체제를 구축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본격 제동을 걸고 나섰다.

유리 발루예프스키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15일 “미국이 동유럽의 엠디 체제 구축을 포기하지 않으면 옛소련 시절 미국과 체결한 중거리핵전력협정(INF)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INF는 1987년 12월8일 미국과 옛소련이 정상회담을 통해 핵탄두 장착용 중·단거리 미사일을 폐기하기로 합의한 협정이다.

발루예프스키 총참모장은 동유럽 엠디 배치가 이란과 북한 등을 겨냥한 것이라는 미국의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며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새로운 군비경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고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러시아의 미사일 제조 책임자 유리 솔로모노프는 “중거리 미사일 생산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장담했다.

러시아가 수십억달러가 들어갈 핵중거리 미사일 제조를 재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미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폴란드와 체코를 압박해 미국의 제안을 거부하도록 만들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분석했다. 엠디 배치에 따른 군비경쟁을 우려하는 이들 나라 국민들의 거부감을 부추기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러시아가 INF를 탈퇴한다면 미국은 물론 특히 유럽에 문제가 될 것”이라며 “동유럽에 구축하려는 엠디 체제가 유럽과 러시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러시아가 잘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중언 기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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