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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푸틴 ‘광장 봉쇄’ 뒤 세번째 대통령 취임

등록 2012-05-07 19:43수정 2012-05-07 21:55

“국가발전 새단계 진입” 선언
취임 하루 전 대규모 시위에
당일 크레믈 주변 아예 차단
세번째 임기에 돌입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표정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 보였다. 그는 7일 낮 12시 수도 모스크바 크레믈의 성안드레홀에서 3천명의 국내외 귀빈의 축하를 받으며 성대한 취임식을 열었다. 러시아 정교회의 수장이 앞으로 6년 동안 러시아를 이끌게 될 새 대통령을 축복했고, 평소 공식적인 자리에 잘 나서지 않는 부인 류드밀라도 식장에 나와 남편의 세번째 임기를 축하했다.

푸틴은 이날 취임식에서 “오늘 우리는 국가 발전의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다가올 몇년이 향후 수십년에 걸친 러시아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이어 “우리 모두는 미래세대의 삶과 국가 및 민족의 역사적 전망이 오늘 우리에게 달려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의 단결을 호소했다.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에게 지금은 중요한 때이니만큼 안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고 볼 수도 있다.

러시아 현지 영어신문인 <모스크바 타임스>는 이날 “시위대가 취임식에 항의하기 위해 오전 11시 크레믈 옆의 마네슈 광장에 모이려 했지만, 경찰이 광장을 봉쇄했다”고 보도했다. 취임식 전날인 6일에는 모스크바강을 끼고 크레믈을 마주보는 볼로트나야 광장에 2만여명의 시민이 모여 대통령 취임식의 연기와 지난 부정선거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시민들이 “푸틴은 러시아의 수치다” “쥐새끼는 강물에 빠뜨리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집회는 처음에는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일부 시위대가 크레믈로 접근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해 436명이 체포되고 수십명이 다쳤다.

지난해 12월 하원 선거가 끝난 뒤 수도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거듭되고 있는 ‘반푸틴 시위’는 앞으로 6년 동안 러시아를 이끌어 가야 할 푸틴에게 적잖은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푸틴은 시위에서 확인되는 러시아 중산층들의 개혁 요구를 일정 정도 수용하면서, 공직사회의 뿌리 깊은 부패를 해소하고, 석유와 천연가스 등 지하자원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개혁하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러시아 국고 수입에서 석유와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50%를 넘어, 유가가 조금만 떨어져도 러시아 재정에는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러시아 언론들은 푸틴이 앞으로 총리직을 맡게 되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와 새 내각을 짜기 위한 협의에 돌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푸틴은 지난 대선에서 8% 가까운 득표를 한 러시아 재벌 미하일 프로호로프를 두고 “진지한 사람이고, 좋은 기업가”라며 그를 새 내각에 기용할 수 있다는 암시를 남겼다. 영국 <비비시>(BBC)는 “푸틴이 6년의 임기를 마친다면, 스탈린 이후 가장 오래 권좌를 차지한 러시아 지도자가 된다”고 꼬집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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