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여개 도시서10여만명 재시위
“초긴축·노동유연성 확대 반대”
“초긴축·노동유연성 확대 반대”
‘분노한’ 스페인 젊은이 호세 엘만데스는 12일 거리로 나왔다. 그는 유전학과 분자생물학 분야의 박사 학위를 갖고 있는 엘리트지만, 2년 전 귀국한 뒤 지금까지 적당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엘만데스는 영국 <비비시>(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스페인을 떠나고 있지만, 여전히 능력에 걸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도 마드리드의 ‘푸에르타 델 솔(태양의 문) 광장’을 중심으로 한달 넘게 ‘분노한 사람들’ 시위를 진행했던 스페인 시민들이 일년 만에 다시 광장으로 돌아왔다. <엘파이스> 등 스페인 언론들은 “광장에 자리한 카를로스 3세의 동상이 1년 만에 다시 인파에 뒤덮였다”며 “마드리드에서 3만명, 바르셀로나에서 4만명, 발렌시아 8천명 등 전국 80여개 도시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날 스페인 전역에서 최소한 10만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전했다.이날 집회는 지난해 5월15일 시작된 집회를 기념해 15일까지 나흘 동안 이어진다.
이들을 다시 광장으로 불러 모은 것은 지난해 11월 집권한 마리아노 라호이(57) 총리가 진행한 혹독한 긴축 정책이었다. 스페인 정부가 지난 3월 공개한 올해 예산은 전년에 견줘 무려 270억유로(40조원)나 줄어든 ‘초긴축 예산’이었다. 최근에는 기업이 노동자들을 쉽게 해고할 수 있도록 노동법을 개정했고, 퇴직금을 산정하는 기준도 기존의 45일치 급여에서 33일 급여로 크게 줄었다. 정부의 긴축 정책은 안 그래도 빈사 상태에 빠진 스페인 경제를 나락으로 빠뜨리고 있다. 지난 4월 현재 스페인의 실업률은 24.1%로 최악의 위기에 빠진 그리스(21.7%)보다 높다. 피해는 젊은층에게 집중돼, 젊은층의 실업률은 50%를 넘는다. 이달 초에는 경제가 이미 더블딥(짧은 경기회복 뒤의 재침체)에 빠졌음이 확인됐다.
정부는 시위대에게 자정까지 해산할 것을 권고했지만, 시민들은 광장을 지키며 저항했다. 결국 철야 농성을 벌이던 100여명의 시위대는 13일 새벽 5시께 투입된 경찰에 의해 해산됐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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