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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영국 브렉시트 결정…세계를 혼돈에 밀어넣다

등록 2016-06-24 19:23수정 2016-06-24 22:24

스코틀랜드는 독립 추진 밝혀
‘잔류파’ 캐머런 총리 사임해
유럽연합, ‘빨리 나가라’...탈퇴 진영, ‘서두르지 말자’
24일(현지시각),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하는 국민투표 결과가 ‘탈퇴’로 나온 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런던 다우닝 10번가 총리 관저 앞에서 오는 10월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런던/AFP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각),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하는 국민투표 결과가 ‘탈퇴’로 나온 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런던 다우닝 10번가 총리 관저 앞에서 오는 10월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런던/AFP 연합뉴스

24일 새벽 3시30분께 제니 왓슨 영국선관위원장이 선관위 본부의 연단에 올랐다. 그는 “영국은 유럽연합을 떠나기로 투표했다”고 선언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운동을 주도한 나이절 패라지 영국독립당 대표가 오늘은 “영국 독립의 날”이라고 환호하는 장면도 텔레비전에 겹쳐졌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11%나 폭락하고 1985년 이후 최저치를 보였고, 전세계 증시 등 금융시장은 폭락의 파고가 휩쓸고 있을 때였다.

23일 치러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부 국민투표가 예상을 깨고 탈퇴로 결론났다. 총 유권자 4650만1241명 중 최종 투표율은 72.2%에 탈퇴 51.9%, 잔류 48.1%였다. 앞서 사전 예측조사의 잔류 52%, 탈퇴 48%를 거의 반대로 뒤집은 것이다.

영국과 전세계가 술렁였다. 이번 국민투표를 추진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3시간 뒤 다우닝가 총리관저 앞에서 모습을 드러내 오는 10월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표 전 결과에 상관없이 총리직을 유지할 것이란 다짐도 뒤집어진 것이다. 그는 “오는 10월 보수당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되는 새로운 총리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국민투표에서 잔류 쪽에 압도적으로 표를 던진 스코틀랜드에서는 즉각 독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니컬라 스터전 총리는 스코틀랜드가 유럽연합에 남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며 이는 또 한번의 독립 주민투표가 “테이블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는 2년 전 영국으로부터 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했으나 부결됐다.

영국의 탈퇴를 말리던 유럽연합 쪽에서도 국민투표 결과가 전해지자마자, 빠른 결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마르틴 슐츠 유럽연합 의회 의장은 영국의 유럽연합과의 관계는 모호했는데 “이제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신속하고 명확한 탈퇴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못박았다. 영국은 유럽연합의 규정대로 2년간의 협상 시한을 가질 수 있으나, 유럽연합 관리들은 나머지 회원국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신속하고 강력한 협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세이다.

정작 영국 내의 탈퇴 진영은 주춤하고 있다. 캐머런 총리 후임으로 거론되는 대표적인 탈퇴 운동자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은 단기적으로 아무것도 바뀔 것이 없다며 “유럽연합을 떠나는 투표에서 지금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탈퇴 결정 이후 후폭풍이 거세기 때문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영국의 개표 결과를 보다가 긴급 각료회담을 소집했다. 대통령궁은 유럽의 미래에 관한 회의라고만 밝혔다. 유럽연합 외무장관들은 25일, 정상들은 오는 28일 긴급 회동을 한다.

영국 국민들도 탈퇴냐 잔류냐의 입장을 떠나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런던 남서부 리치먼드 자치구의 기차역에서 만난 올리비아 상스터불러스(24)는 “가장 친한 내 친구는 스페인에서 온 동거자가 있는데 이제 그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라고 당혹스러워했다. 그는 “파운드화가 폭락하는 것을 봤다”며 “우리 아이들과 함께 미래를 가꾸려는 우리 모두들에게 행운이 깃들기만 바랄 뿐”이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런던/조기원 기자, 정의길 선임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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