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주의 식료품점에서 한 시민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전 세계를 덮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7일(현지시각)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 총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 소비자물가의 급등이 현재의 주기에서 고점에 가까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를 앞지르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정점을 찍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주요국의 물가 지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시장과 전문가들의 예상을 웃돌면서 8.2% 상승했고, 유로존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도 9.9%로 높은 수준이었다.
10일 발표 예정인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블룸버그> 예상치는 7.9%로, 전달보다는 다소 낮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일반적으로 주요국의 중앙은행들이 내세우는 물가상승률 목표는 2%다. 이를 고려하면 현재의 물가 수준은 목표에서 한참 벗어나 있는 셈이다. 국제통화기금은 지난해 4.7%였던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올해 8.8%로 치솟고, 2023년 6.5%, 2024년 4.1%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소비자물가 급등이 “완고한 것으로 판명될 수 있다”며 “중앙은행들이 단합해서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것을 가장 중요한 우선 과제로 두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물가 안정이라는 성장의 기반이 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뤄지는 세계적인 공급망 재편은 물가상승 압력을 부추기는 위험 요소로 남아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기업들이 더 큰 비용을 들이더라도 안전한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경제적 결정이 이제는 가격을 기초로 해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공급망 안보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공급망의 다변화를 보게 된다면, 불가피하게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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