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3월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확대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국)에서 제외했던 조치를 취소하고 재지정하는 절차를 시작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8일 자료를 내어 “’외환 및 외국무역법’에 따른 수출관리를 적절히 실시하고 있다는 관점에서 한국을 수출관리령 별표 제3의 국가(화이트리스트국가)에 추가하기 위해 수출무역관리령의 일부를 개정하는 정령안에 대한 의견 모집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달 6일 한-일 간의 최대 현안이었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일본의 피고 기업 대산 배상금을 지급하는 양보안을 내놓았다. 이후 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의 경제산업성은 지난 2019년 서로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조처를 취하하기 위한 ‘정책 대화’를 시작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 자료에서 지난 10~25일에 이뤄진 정책대화 결과 “한국의 대책이 우리 나라가 요구하는 수준의 실효성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일본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로 양국 관계가 크게 악화됐던 2019년 7~8월 반도체 제조에 꼭 필요한 불화수소 등 3개 물질에 대한 수출관리 엄격화 조처를 취하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보복 조처를 취했다. 그러자 한국도 일본을 한국의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고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바 있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지난달 초였다. 윤석열 정부는 한-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내세우며 강제동원 배상 문제에 대한 양보안을 내놓고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취소했다. 그러자 일본 역시 불화수소 등 3개 물질에 대한 수출관리 엄격화 조처를 폐지했다. 이어 한국이 지난 24일 화이트리스트에 다시 일본을 넣겠다고 밝히자 일본 역시 같은 조처를 취하는 절차에 돌입한 것이다. 한국에 먼저 부당한 보복을 가한 게 일본인데도 우리가 먼저 양보를 거듭하고, 일본이 못 이기는 척 호응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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