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물경제 지표 잇따라 나와…모토롤라 등 실적 촉각
3분기 성장률 ‘제로’ ‘마이너스’ 전망…‘최악의 증시’ 우려
3분기 성장률 ‘제로’ ‘마이너스’ 전망…‘최악의 증시’ 우려
“2008년 10월이 전 세계 주식시장의 최악의 달로 역사에 기록될지 이번 주에 결정될 것이다.” 이달 들어서만 22.78% 폭락한 미국 다우존스는 27일(현지시각)부터 시작되는 10월 마지막주에도 하락폭을 키우거나 바닥권에서 맴돌 가능성이 적잖다. 갈수록 나빠지는 실물경제를 확인시켜주는 지표들이 계속 쏟아져 나올 예정인 탓이다.
28일 주택 가격 / 29일 - 내구재 주문 / 10일 - 3분기 성장률 / 31일 - 가계 소득 발표
■ 미국 3분기 경제성장률 미국에선 이번주 주택 가격(28일), 내구재 주문(29일), 3분기 경제성장률(GDP·30일), 가계 소득과 지출(31일) 등 실물경제의 주요 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된다. 이 가운데 3분기 경제성장률은 가장 큰 관심사다. 지난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신청 이후 본격화한 금융위기로 3분기 경제 성장률은 거의 ‘제로’(0)에 그치거나 ‘마이너스’(-)로 반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은 각각 미국 경제가 -0.5%, 0.5%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제이피모건은 다음 4분기 경제성장률이 1982년 이후 최저 수준인 -4%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 기업실적 이미 금융위기에 전염된 기업들의 악화하고 있는 실적도 증시 폭락을 부추기고 있다. 주가가 기업의 가치와 실적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만큼, 실적 악화는 증시 하락의 직격탄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 기업들이 잇따라 실적 악화를 발표할 준비를 마쳤다”며 “2009년 말까지 기업 이익의 약 40%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주 삼성전자와 소니 등 글로벌 기업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해 시장에 충격을 준 데 이어, 이번 주 모토롤라, 피엔지 등의 실적이 나온다. 올 초부터 죽을 쑤기 시작한 금융업계와 자동차업계의 실적은 더이상 기대할 게 없을만큼 추락한 상황이다.
■ 신용 및 자금시장 초미의 관심 속에 28일 발표될 미 주택가격 추이도 부정적 전망이 크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번 위기의 가장 큰 문제는 신용인데, 근본적으로 그걸 결정하는 게 주택가격”이라며 “하지만 주택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란 게 시장의 지배적 전망”이라고 말했다.
은행끼리 대출을 꺼릴만큼 심각했던 신용경색은 어느 정도 풀리긴 했지만, 여전히 자금시장의 지표들은 우울하다. 전세계 증시의 ‘투매’ 현상을 부추긴 헤지펀들은 투자가들의 환매 요청과 현금 확보를 위해 계속 주식을 내던지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1조9천억달러의 전 세계 헤지펀드 설정액 가운데 30~40%가 빠져나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비롯한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지난 7일 0.5~0.2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이번 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전했다. 시장에 돈을 더 풀겠다는 뜻이다.
전세계가 지금까지 4조달러의 구제금융을 투여했지만, 올 들어서 전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12조달러나 증발했다. 전 세계 경제의 20%를 차지하는 미국 국내총생산과 거의 맞먹는 규모다. 27일 일본 니케이225지수가 6.36% 하락으로 출발해 미국과 유럽 시장의 한 주간 출발에 좋지 않은 신호를 보냈다. 10월이 증시 사상 최악의 달로 기록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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